사루비아는 일본식 이름이다, 흔히 깨꽃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세이지(sage)라고 한다. 라틴어 salveo(건강), salvare(치료)에서 유래하듯이 예로부터 좋은 약초로 알려졌다. 유럽에는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5월에 세이지를 먹어라.`는 속담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샐비어 꽃을 뽑아 하얀 꼭지에 입을 대고 빨아먹었다. 세이지가 현명하다는 말과 발음이 같아서 이 꽃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어린이 들이 이 꽃을 따먹는 것은 꿀처럼 맛이 달콤하기 때문이다. 샐비어 차는 진정작용을 하는 건강음료로 알려졌는데, 홍차가 전해지기 전부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널리 마셨다. 서양에서는 잎을 말려 가정상비약으로 하거나 돼지고기와 잘 조화가 되는 까닭에 소시지나 치즈의 향료로 썼다. 프
천일홍은 꽃의 붉은 기운이 천 일 동안 퇴색하지 않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백 배, 백일홍의 열 배이니, 좀 과장된 이름을 가진 꽃이다. 토끼풀에 피는 꽃을 닮았다. 빽빽하게 무리 지어 피는데, 붉은색이 주류지만 흰색이나 연한 붉은색도 있다. 천일홍은 꽃에 물기가 거의 없다. 아예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서 걸어두기도 한다. 천일홍 꽃차의 효능은 기침을 멈추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대뇌 신경을 안정시키고 우울한 기분을 좋게 한다. 혈액순환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한다. 식물 전체를 약재로도 사용한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소망이 매우 강했다. 어느 날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돈을 벌기 위
배롱나무는 목 백일홍이라 한다. 꽃이 100일 동안 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줄기를 만지면 모든 가지가 흔들린다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린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만 배롱나무꽃은 백일을 간다. 한번 핀 꽃송이가 백일 동안 계속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꽃들이 연이어 피어난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꽃인 백일홍도 꽃이 오래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 100일 동안 핀다고 하여 백일초로 부른다. 배롱나무 꽃은 먹을 수도 있다. 그늘에서 말려 차로 달여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잎은 자미엽(紫薇葉), 뿌리는 자미근(紫薇根)이라 하는데 모두 약으로 쓴다. 배롱나무 뿌리는 어린이들의 백일해와 기침에 효과가 있다. 사찰이나 서원 등에 배롱나무를 심는 뜻은 오래 피기 때문이기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김형준 작시·홍난파 작곡 `봉선화`)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김상옥 시 `봉선화`) 봉숭아는 봉선화과 한해살이풀로 봉선화(鳳仙花)라고도 한다. 봉숭아 냄새 때문에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해서 금사화(禁蛇花)라 부르기도 한다. 봉숭아는 한약재로 쓰이고 시와 노래로 사랑 받기도 하지만 홍난파의 `봉선화` 노래 속에는 우리 민족의 애환과 광복의 염원이 담겨 있어 일제에 의해 금지되기도 했다. 경기도 시흥시 매화동에서는 `봉숭아 꽃 축제`를 열고 손톱에 꽃물들이기 행사를 한다. 빨간 꽃잎에 소
달리아는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번식은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를 나누는 외에 씨로 심기도 하고 꺾꽂이나 접붙이기 등으로도 번식한다.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구하다 3천년 전에 묻힌 미라를 발견했다. 손에는 꽃 한 송이가 있었는데, 공기와 만나는 순간 꽃은 산산조각이 났다. 꽃은 다시 볼 수 없었지만 떨어진 몇 알의 꽃씨를 영국으로 가져가 심었더니 싹이 나고 꽃이 피었다. 세상에는 같은 꽃이 없어서 꽃을 재배했던 스웨덴의 식물학자 안드레아 달(Andreas Dahl)을 기념하기 위해 달리아라고 이름을 붙였다. 크고 탐스러운 꽃이 가지 끝에 한 송이씩 옆을 향해 핀다. 붉은색, 흰색, 노란색, 장미색, 분홍색 등이 있다. 꽃 색에 따라 꽃말도 다르다. 흰색은 `친절이 감사합
엉겅퀴는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뽑은 못을 묻은 곳에서 생겨서 기독교의 성화(聖花)가 되었다. 가시가 마녀를 쫓고, 가축의 병과 벼락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결혼을 이루어 주기도 한다. 10세기 중엽 스코틀랜드에서는 적의 척후병이 엉겅퀴를 맨발로 밟아 비명을 질렀기 때문에 기습이 발각되어 전쟁에서 이기게 되었다. 이후 스코틀랜드 국화가 되었으며, 엉겅퀴 훈장은 두 번째 등급이다. 세계에 약 25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 약 16종이 자란다. 바늘엉겅퀴, 큰엉겅퀴, 캐나다엉겅퀴, 도깨비엉겅퀴, 고려엉겅퀴, 지느러미엉겅퀴, 가시엉겅퀴, 젖엉겅퀴 등 다양하다. 엉겅퀴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전설은 몽골의 침략으로 조정을 강화도로 옮기고 최후까지 항전할 때 몽골 병사에게 겁탈을 당한 여인이 자결한 자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두 쌍이 가물거리네.”(동요 `바닷가에서` 장수철 작사)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이경재 작사, 이미자 노래) 꽃과 열매가 적은 것을 개해당화, 꽃잎이 많은 것을 겹해당화, 가지에 가시가 거의 없고, 잎이 작고 좁으며 주름이 적은 것을 민해당화라 한다. 우리나라의 원산(元山)에 있는 명사십리(明沙十里)는 해당화가 무리 지어 피는 곳으로 유명하다. 푸른 바다와 10리에 걸쳐 펼쳐져 있는 새하얀 모래밭이 붉은 해당화를 더욱 돋보이게 했을 것이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당뇨병, 치통, 관절염 치료에, 꽃은 진통과 지혈 및 향수 원료로 쓴다. 열매에는 비타민 C가 많아
원추리는 오래전부터 어린 싹을 식용으로 했던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만개하기 직전의 꽃봉오리를 따서 튀김을 해먹기도 한다. 원추리나물에 있는 콜히친을 먹으면 몸 안에 유독성 물질이 생겨서 대변과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게 된다. 원추리나물은 말려서 먹어야 한다. 말리거나 찌거나 물에 데치면 독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꽃을 요리에 이용하는데, 이것을 금침채(針菜) 또는 황화채(黃花菜)라 한다. 마른 꽃으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자양 강장이나 피로회복에 좋다. 한방과 민간에서 소염, 지혈, 황달, 이뇨 등의 약재로 쓴다. 주독을 푸는 데는 잎, 줄기, 꽃, 뿌리를 달여 먹는다. 우울증, 불면증을 치료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근심을 잊게 한다고 근심풀이 풀이라 부른다. 원추리를 임산부가 몸에 지니고 다니
수련은 잠잘 수 수련(睡蓮)이지, 물 수 수련(水蓮)이 아니다. 수련은 잠자는 연꽃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오전 중에 꽃이 열렸다가 오후에는 닫힌다. 미시(未時)에 꽃이 핀다하여 미초(未草)라 하고, 한낮에 핀다하여 자오련(子午蓮)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흘 정도 피었다 잠들기를 반복하다가 나흘째쯤 되면 모든 꽃잎을 여미고 피기 전의 봉오리 모습으로 돌아간다. 자세히 보면 피기 전의 모습과 달리 고개를 숙이고 마치 기도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으로 삼사일 후 물속으로 자취 없이 사라진다. 꽃도 아름답지만,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 깔끔하다. 수련과 연꽃은 어떻게 다를까? 수련은 잎이 모두 수면에 펼쳐진 뜬 잎으로 수면 위로 솟는 경우가 없고, 꽃도 대부분 수면 높이에서 핀다. 발수성이 없어서 잎의 표면에 물
잎과 마디 모양이 대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죽절채(竹節菜)라 한다. 당나라의 시인 두보는 닭의장풀을 수반에 담아두고 `꽃이 피는 대나무`라고 부르며 아꼈다. 중국에서는 꽃잎이 오리발을 닮았다 하여 압척초라 부른다. 마디마디가 꺾이며 땅을 기듯 자란다. 이 마디가 땅에 닿으면 그곳에서 뿌리가 나와서 새로운 포기가 된다. 영어로는 `Day flower`라고 하는데 반나절도 못 가서 지는 하루살이 꽃이다. 겨우 반나절을 살고 떠나는 반짝 생명이어서 번식이 힘들 것 같지만, 곤충의 도움이 없이도 아래쪽 수술을 안으로 굽혀서 암술에 꽃가루를 묻혀 자가수정을 한다. 닭의장풀은 꽃이 피는 순간에 대부분 수정을 마친다. 꽃봉오리 안에서 서둘러 꽃으로의 목적을 이룬다. 대나무 잎처럼 생긴 부분을 따서 연한 소금물에 살짝 데쳐
꽃의 모양이 접시처럼 납작하게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한의학에서는 아욱을 닮았다 하여 촉규화(蜀葵花)라 한다. 흰 꽃은 백규화(白葵花), 붉은 꽃은 적규화(赤葵花), 뿌리는 촉규근(蜀葵根), 씨앗은 촉규자(蜀葵子)라 부른다. 씨앗도 접시를 닮았다.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꽃, 잎, 뿌리 모두 약으로 쓴다. 열을 내릴 뿐만 아니라, 장과 위를 이롭게 한다. 울타리 주변에 많이 심는 이유는 자식의 벼슬이 높이 올라가라는 뜻이 담겨있다. 신라 시대 최치원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한탄을 담아`촉규화`란 시를 지은 것으로 보아 오랜 인연을 가진 꽃이다. “적막한 거친 밭가에 / 탐스러운 꽃이 약한 가지를 누르네 / 매화비 개니 향기 날리고 /보리 바람에 그림자 드리운다 / 수레 탄 사람
장미는 사랑의 꽃이다. 연인들이 가장 많이 선물하는 꽃이며, 꽃송이 수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나이 수만큼 선물하면 생일을 축하하며,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요. 1송이는 오직 그대만을 사랑해요. 20송이는 열(10) 열(10)이 사랑해요. 22송이는 우리 둘만의 사랑. 33송이는 당신이 눈앞에 삼삼해요. 54송이는 오빠, 사랑해. 55송이는 오오! 나에게 돌아와 주오. 99송이는 구구절절한 사랑. 100송이는 100% 완전한 사랑. 119송이는 불타는 가슴으로 사랑을 고백해요. 365송이는 일 년 365일 당신만을 사랑해. 1,004송이는 당신은 영원한 나의 천사. 장미 하면 `장미전쟁`이 떠오른다. 15세기 영국에서는 흰 장미를 깃발로 내건 요크가와 붉은 장미를 깃발로 내건 랭카스터가가 왕권을 놓고 30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꽃밭에서`·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 땅에 붙다시피 하면서 피기 때문에`땅 꽃`이라 하며, 아침에 피었다가 한낮에 지기 때문에 `하루살이 꽃`이라 부른다. 수명이 짧으니 하루가 무척 바쁘다. 아침에 봉오리였던 것이 정오가 되면 활짝 피며 오후에는 바람 없이도 꽃술이 조금씩 움직인다. 한낮에 같은 꽃 안에서 수술과 암술이 스스로 만나 씨앗을 만든다. 벌과 나비에 의해서 수정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꽃술이 서로 비벼대며 채송화의 수정은 이루어진다. 저녁이 되면 꽃이 오므라들며 진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다. 몸체 내에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건조를 좋아하는 식물이다. 줄기를 끊어 모래에 꽂아도 뿌리가 내릴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채
`클로버`로 더 잘 알려졌다. 잎새의 모양이 토끼의 발자국처럼 생겼기 때문에 토끼풀이라 하고, 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손가락에 끼워 주기 때문에`반지 꽃`이라고도 한다. 클로버는 아일랜드의 국화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세 잎 클로버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로 악마와 마귀를 막아준다고 믿는다. 성 패트릭이 아일랜드에서 선교할 때 삼위일체의 교리를 세 잎 클로버 잎을 가지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뜻하고 젊은 연인들은 풀밭에 앉아 행운을 찾으며 밀어를 나눈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지만 주위에서 자주 보이는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행운이 네 잎 클로버처럼 숨어 있는 것이라면, 행복은 세 잎 클로버처럼 늘 우리 주변에 있다. 사람들이 행운을 찾느라 행복을 버리
불두화(佛頭花). 보리수, 연꽃과 함께 불교와 관련이 깊은 꽃이다. 꽃 모양이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초파일을 전후해서 꽃이 핀다. 하얀 고깔을 연상해서 `승무화`, 사발을 닮아서 `사발 꽃`, 북한에서는 `큰 접시꽃`이라 부른다. 서양에서는 눈덩이 같다고`스노우 볼 트리`(Snowball tree)라 한다. `절 나무`라 부르는 이 꽃은 번식력이 없다. 백당나무를 개량하면서 꽃의 아름다움을 위해 생식기능을 없앴기 때문이다. 꽃은 탐스러우나 무성화(無性花)여서 암술과 수술이 없다. 그래서 씨를 맺지 못한다. 스스로 번식할 수 없기에 꺾꽂이를 통해서만 번식할 수 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정진하는 스님들과 닮은 꽃이다. 세 갈래로 갈라진 잎은 불(佛)ㆍ법(法)ㆍ승(僧)을 상징한다. 꽃
연꽃이 피면/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정호승 시`연꽃 구경`) 초파일이 다가오면 거리는 연등이 물결을 이룬다. 부처님의 좌대도 연꽃 모양으로 수놓는데, 이를 `연화좌`라 한다. 연꽃은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나 동서남북으로 일곱 발자국씩을 걸을 때마다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받들었다는 데서 불교의 꽃이 되었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탕에서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성자의 꽃`이라 불린다. 연꽃의 씨는 천 년이 지나도 심으면 꽃을 피운다 하여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상징한다. 많은 불교예술품들은 연꽃을 형상화하여 그 깊은 뜻을 나타내고 있다.`묘법연화경``화엄경`등 경전의 제목도 연꽃과 관련이 깊다.
꽃 모양이 좁쌀을 튀겨 놓은 것처럼 보이므로 조밥 나무라 하다가 발음이 강하게 변해 조팝나무로 부르게 되었다. 눈처럼 새하얀 꽃이 핀다고 해서 눈싸리꽃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상산 혹은 목상산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수선국이라 부른다. 조팝나무에는 조팝나무 산(酸)이라는 약 성분이 있어 해열제 및 진통제로, 버드나무의 아세틸살리실산과 함께 아스피린 원료로 쓴다. 꽃은 효소나 차(茶)로 마신다. 조팝나무는 습한 곳을 싫어하고 건조한 곳을 좋아해서 조팝나무가 있는 곳을 명당이라 여긴다. 선조들은 주위의 자연을 보고 농사를 지었는데, 그 중 조팝나무를 보고 벼농사를 지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조팝나무 가지에 잎이 돋으면 못자리를 하였으며, 꽃이 질 무렵에는 모내기를 시작하고, 잎이 누런 갈색으로 말라갈 무렵에
꽃이 쌀알처럼 핀 것이 쌀밥을 높이 담아 놓은 것 같아서 쌀밥나무라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흰 쌀밥이 양반인 이(李)씨들만 먹는 밥이라 하여 `이밥`이라 했다. 이팝나무는 양반들만 먹는 쌀밥 같은 꽃을 피우는 나무이다. 쌀밥을 먹는 것이 최고의 바람이었던 보릿고개 시절. 아이들은 굶주림에 하나 둘 목숨을 잃었고 부모들은 죽어가는 자식들을 지켜보며 통곡했다. 자식 무덤 곁에 이팝나무를 심어 죽어서라도 쌀밥을 배불리 먹으라는 부모의 애달픈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 나무에 꽃이 많이 피면 풍년, 적게 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목재는 염료재와 가구재로 사용했다. 나무 전체를 지사제, 건위제로 꽃은 중풍 치료제로 썼다.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옛날 경상도 어느 마을에 열여덟
뒷동산의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싹 날 때에 늙었나 호호백발 할미꽃/ 천만 가지 꽃 중에 무슨 꽃이 못되어/ 가시 돋고 등 굽은 할미꽃이 되었나. 할미꽃은 허리 굽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런 할미꽃이 딱 한 번 허리를 펴는 날이 있다. 머리가 허옇게 센 날이다. 할미꽃이 허리를 펴는 이유는 열매가 익으면 민들레처럼 머리에 품은 자식들을 조금이라도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서다. 일명 노고초(姑草), 백두옹(白頭翁)으로 불리는 할미꽃은 사약으로 사용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할미꽃은 진통. 지혈. 소염. 건위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쓰이며, 여름철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할미꽃 뿌리를 이용한다. 특히 농촌에서는 변기에 넣어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았다. 서양에서는 십자군 전쟁 당시 예수가 못 박힌
철쭉은 머뭇거리게 한다는 뜻의 `척촉`이 변해서 된 이름이다. 꽃이 매우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는 척촉화. 산척촉이라고 하는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기에 `개꽃`이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철쭉이 더 아름답고 품격 있는 것으로 여겼다. 조선 전기 문신인 강희안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꽃나무를 아홉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면서 진달래인 홍두견을 육 품에 홍철쭉을 이 품에 두었다. 진달래와 철쭉과 영산홍을 어떻게 구별할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는 나무라 가지에 잎이 없다. 잎 없이 꽃만 있다면 진달래, 꽃과 잎이 무성하다면 철쭉이다. 진달래는 꽃받침이 없고, 철쭉과 영산홍에는 꽃받침이 있다. 영산홍과 철쭉은 꽃의 크기와 수술 개수로 구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