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이틀 남았다. 이틀 후면 판가름 난다. 그리고 한 사람만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거꾸로 말하면 국민의 절반은 불공정 게임으로 졌다는 분노와 상실감으로, 다른 절반은 승리의 전리품 배분이 불공평하다는 배신감을 안고 앞으로 5년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한 사람은 통합하겠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소통의 최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할런지, 30년 전 시대로 되돌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갈지 국민들이 결판짓게 된다. 지금 우리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후보에 대해서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묘한 정치적 인습에 포위돼 있다. 내가 아닌 당신들이 뽑은 대통령이라며 건건이 딴죽을 걸고 심하게는 그 정책조차도 막무가내 반대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말자 광우병 사태로
태평양을 향한 글로벌 허브 항구도시를 추진하는 포항. 그 슬로건에 어울리지 않게 교통이 불편하다. 물론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최근 들어서는 포항 주위의 시가지 우회도로도 터져있다. 대구를 비롯한 내지에서 포항 철강공단 가는 길이나 구룡포 호미곶 해맞이공원 가는 길이 새로 뚫리거나 확장된 것은 사실이다. 대중화된 내비게이션도 제때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지경으로 최근 일이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불편하다. 너 ~ 무. 우리 국토의 척추쯤 되는 동해안의 7번 국도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경상북도 구간이 4차선으로 확장이 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구간은 곡선에 교차로 등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울산에서부터 경주에 이르는 길은 경주와 울산 양 지역 공단을 잇는 산업도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이라거나 `대졸 실업자 100만명 시대`라는 말들은 더 이상 기사가 안된다.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흥분할 일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이런 때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대학진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뻐해야 할 소식인가, 우울한 소식인가. 변변한 자원이라고는 없는 좁은 국토에서 모름지기 인간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한 것이 오늘날 세계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다. 가뜩이나 출산율 저하로 대학 입학자원의 절대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그 교육열이 식고 있다니 하는 말이다. 이 많은 대학들은 다 어떻게 될 것인가. 2008년 84%대까지 올라갔던 우리나라 고교생들의 대학진학률이 2009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010년 75.
운전을 아주 험하게 하는 후배가 있다. 언젠가 그의 차를 타고 바쁘게 시외로 출장을 갈 일이 생겼을 때다. 횡단보도 신호쯤은 예사로 무시하는 등 법규위반을 하는 것도 못마땅했지만 정작 문제는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에 있었다. 차 안 손잡이를 잡은 손에 땀이 났다. “제가 도로 연수를 택시 기사에게서 했거든요” 내가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그가 웃으면서 한 얘기다. 나는 며칠 몸살을 앓았다. 개인적으로 택시 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침 출근 시간이나 술 마시고 늦은 밤 귀가할 때 등 내가 택시를 필요로 할 때는 남들도 모두 택시를 잡으려고 했다. 택시를 얻어 타기도 힘들지만 택시 기사의 비위를 맞추기도 피곤했다. 나도 기분이 좋으면 몇 백원 정도의 거스름돈은 “그냥 두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여러분, 대통령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 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지금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에 와 있습니다. 해외에서 보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배우고 싶고 부러운 나라였습니다. 지난주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우리나라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이고 귀국했습니다. 제가 귀국하자마자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해 왔습니다. 이에 앞서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사건은 제가 떠나기 전에 이미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제가 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특검팀의 내곡동 사저 관련 수사가 톱 뉴스가 되고 있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무 1개 산지 농민 500원, 소비자는 2천500원. 대뜸 흥분부터 할 일이 아니다. 산지 농민이 500원에 판 무는 산지 수집상이 수확비와 물류비, 이윤까지 800원을 더해 1천300원에 도매상에 넘긴다. 도매상은 창고보관료와 임차료, 물류비용에다 자신의 이윤을 포함한 350원을 붙여 1천650원에 소매상에 넘긴다. 그러면 소매상은 자신이 포장하고 상가 운영비와 판촉비, 자신의 이윤을 더한다. 그 값이 850원이고 그래서 소비자는 2천500원에 무를 산다는 것이다. 커피 1잔을 마시면서 원가 150원도 안 되는 커피(아메리카노)를 3천원씩이나 주고 마신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편안하게 엉덩이를 받치고 졸기도 하고 때로는 창 밖의 에스 라인을 구경할 수도 있는 값이 커피 값에 포함되어 있
“내가 포항에 온 지 40년이 넘었는데 경기가 이렇게 어렵기는 처음이다” 한 중소기업가의 토로다. 국내 재계 서열 6위인 포스코가 경기 침체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포스코의 현실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줄어들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 전자기업인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가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누적되는 적자를 메울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다 장기적으로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등급도 하락하고 있다. 시장과 업계의 트렌드를 읽지 못한 판단 잘못 때
그날 밤 정말 갈 데까지 갔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는 심장이 뜨거워졌다. 그 커피가 식기 전에 원 샷 때리는 남자도 심장이 터져 버렸다.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여자는 머리를 풀었고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내는 완전 미쳐 버렸다. 이순을 바라보는 어떤 고교 동창생들의 모임에서였다. 흥이 오른 선남선녀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앞에서 구령을 불러가며 이끄는 시범에 따라 일제히 “오빠는 강남 스타일”을 연호하며 말춤을 추었다. 왼발, 오른발, 왼발, 왼발 … 손으로는 말고삐를 잡고 달려 나가다가 이내 말채찍을 휘두르기도 하고. 말춤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대낮 운동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도 이들은 집단 말춤으로 한바탕 축제 분위기를 돋우며 선후배들을 기
여기자는 아주 신이 났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군은 남측의 3중 철책을 싱겁게 넘어서서는 우리 측 전방 소초(GOP) 내무반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정승조 합참의장은 국정감사장에서 몇 차례나 CCTV를 보고 확인했다고 보고했다며 그것 봐라는 투로 덧붙였다.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 무슨 소린가. 북한군 병사가 철책 군사분계선을 넘어, 지뢰밭을 지나 우리 측 소초까지 오도록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고 그래서 어떤 제재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목적을 갖고 침입했다면 결과는 어찌 됐을까. 그런데 여기자의 리포트는 아주 신이 나 있었다. 이 사건을 전하는 여기자의 낭랑한 목소리가 새벽잠을 깨웠다. 나는 뉴스를 듣는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허리 굽은 노인들이 가재도구조차 팽개친 채 불산 가스를 피해 마을회관으로, 이웃마을로 피난을 가는 사진은 또다시 북괴가 쳐들어왔나 놀라게 만든다. 민방공 대피훈련이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그러나 안도도 잠시. 들판의 곡식은 말라 비틀어지고 수확을 기다리던 과일들은 불에 덴 듯 쏟아져 상품가치를 잃었고 가축도 침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한다.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보상대책을 마련했지만 원상회복과 정상적인 생활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복지 문제가 올 대선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후보는 복지국가를 국가비전,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통찰력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되기보다 다만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을 더욱 신뢰한다. 가을 햇살이 하도 좋아 동네 공원에 나갔다. 아이를 데리고 휴일 한 때를 보내러 나온 젊은 부부의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를 다시 본다. 언제 이렇게 신나는 대한민국이었던가 새삼 주위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들의 자녀 사랑에서, 공원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의 시선쯤은 아랑곳 않는 그들 부부의 깊숙한 애정 표현을 보면서 세상이 이렇게 변하는구나 충격을 먹었다. 5·16이 정권을 빼앗은 군사쿠데타냐, 위기의 나라를 구한 혁명이냐를 놓고 유력 대선주자인 여당 후보를 코너로 몰아
임진란이 한창이던 1597년 남해 명량해전.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12척의 조선 수군은 133척의 왜군을 맞아 대승을 거둔다. “나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 대첩을 앞두고 실의에 빠진 조선 군사들을 이렇게 독려했다. 그런 이순신의 자신감을 현실화시켜 기적 같은 승리를 가져온 데는 이순신의 부하 사호 오익창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조선 사대부들은 조선 수군의 패배를 예감하고 인근 외딴 섬으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오익창이 사대부들을 설득해서 뱃머리를 돌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순신이 패하면 우리 울타리가 철거되는 것이다. 그러면 비록 혼자서 외딴 섬에 달아난들 안전이 보장되겠는가? 차라리 모두 힘을 모아 이순신을 성원한다면 살 길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이다. 어저께 광주 5·18묘역을 찾았고 그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대선을 고작 석 달 남겨둔 지금 그의 출마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를 들먹이고 유력한 차기 권력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은 불출마 종용설이 불거지는 등 긴장하고 있다. 치밀한 그의 전략이 기성 정당 정치의 허점을 비집고 자신의 몸집을 불려 왔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 안철수를 기다리는가. 안철수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그는 어디쯤 언제쯤 어떻게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을지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이야기처럼 세상이 안철수의 대통령 출마를 기다리는 것은 안철수 현상 때문이다. 언어유희 같은 이 현상은 사실은 노이즈 마케팅도 마다하지
유영철, 조두순, 김수철, 김길태, 오원춘, 오종석…. 그 이름만으로도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들의 섬뜩한 범행이 우리를 전율케 만드는 흉악범들이다. 강도사건, 성폭행범…. 반사회적,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영원히 우리 사회와 격리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형제 이야기다. 사형제의 존폐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최근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에 대해) 저는 사형제 폐지는 신중하게 고려할 일이지 폐지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사형제를 옹호했다. 박 후보는 “상황에 따라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아동 성폭력과 같은 강력범죄에 사회적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도둑인데 뭐 어때?” 금고털이 전문 펩시가 면도칼로 핸드백을 찢는다. 그리고 한 말이다. 마카오 박이 5초 안에 핸드백을 열면 원정 다이아몬드 도둑 팀에 끼어주겠다고 하자 `3초`라고 되받으면서다. 그렇다. 도둑이다. 올 여름 극장가를 달구었던 영화 도둑들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관객들에게 떳떳하게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따지는 너나 또 방법을 따지지 않은 나도 도둑이기 때문이라고 뻔뻔스럽게 얘기한다. 도둑이 언제 의리 찾고 도덕 윤리 따지게 생겼나? 도둑에게 그런 따분한 룰이나 원칙을 따지는 건 넌센스다. 도둑이니까. 그러나 대통령은 다르다. 대통령이니까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룸살롱 출입이 언론에 등장했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
세상이 밉다. 이 사회 어디에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니 한 몸 의지할 곳이 없다. 그렇다고 혼자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경쟁 사회에서 탈락한 사회적 낙오자들의 세상을 향한 적개심이 `묻지마 범죄`의 탄생 배경이라고 사회학자들은 주장한다. 직장 동료를 살해하려 하고, 이웃집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묻지마 범죄가 우리를 불안케 만든다. 그런 막장 심리를 가진 경제적 약자들이 수십만에 이른다고 언론은 예측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소위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그것이다. 지난 주 대법원은 가해학생 중 한 명인 그(26)와 그 어머니(52)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미 구속돼 1년6월의 형 집행중인 그는 2년6개월의 형을 살아야 하게 됐고 그
허가를 내서 합법적으로 장사를 하려 해도 도무지 허가가 나지 않았다. 무허가 영업으로 고발돼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벌금을 물고 하기 싫었다. 왜 허가가 나지 않느냐고 허가 기관 담당자를 찾아가 따졌더니 “규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무슨 규정이냐며 “규정 좀 보자”고 했더니 그 담당자는 “대외비다”라고 딱 잘라 답변하더라는 것이다. 물론 공소시효도 다 지난 옛날이야기다. 이른바 도가니법까지 등장했지만 아동과 청소년 성폭행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어저께는 검찰이 청소년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30대에게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아동 청소년 성범죄에 관한 법률은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함께 신상공개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성범죄자의 신상을 확인
일본을 꺾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에 2대 0 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복절을 앞둔 일본과의 라이벌전은 그야말로 한반도를 달구었다. 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다음이어서 의의는 더욱 컸다. 병역 문제로 코너에 몰렸던 박주영의 원맨쇼같은 발재간이 일본 수비를 따돌리고 골망을 흔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쳐댔다. TV에서는 목이 쉰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밑도 끝도 없는 찬사와 칭찬과 자랑으로 넘쳐났다. 선수들에게 그동안의 땀과 노력들을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그러나 감동은 국민의 몫이다. TV에서 먼저 흥분하고 감격해 버리면 국민들은 뭐하나? 그렇지 않아도 우리 올림픽 대표들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감을 준다는
이번 여름은 적어도 더위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원한 동해 바다가 있는 포항으로 피서를 왔다고 안심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대구 기온이 섭씨 36도, 37도를 오르내리면 포항도 0.2~0.3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더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열대야도 연일 계속됐다. 잠 못 드는 밤, 해변에 나가면 빛의 축제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북부해수욕장에서 건너다보는 포스코의 야경은 홍콩이나 하코다테의 야경과는 또 다른 빛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푸른 바다 저건너, 멀리 동해바다를 안고 있는 포스코는 낮이면 쇳물을 끓여내는 공장이더라도 밤이 되면 저렇게 동화속 같은 환상과 현실의 조화를 연출한다. 파파팡, 따당, 쿠콰쾅... 잇달아 하늘로 솟아오르는 불꽃들.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때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더욱 힘들다. 어쩌다 한 번씩 먹는 식사에는 예외없이 쓰레기가 발생했다. 된장을 끓이더라도 멸치가 있어야 하고 파와 고추가 들어가야 한다. 남기지 않고 몽땅 먹으려고 애쓰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았다. 특히 참외나 수박 같은 여름철 과일 껍질이 문제였다. 하루만 두어도 냄새가 날 판이고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음식물 쓰레기를 별도 용기로 분리수거하기도 번거롭고 귀찮다. 그렇다고 동네 전봇대 밑에다가 파리가 들끓도록 내버릴 수도 없다. 궁리 끝에 비닐봉지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이다. 그것을 1주일에 한 번 집으로 가면서 빨랫감과 함께 갖고 가는 것이다. 그것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민주시민이면 지켜야 할 미덕쯤으로 여겼다. 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