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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때로 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양한 사연들이 있습니다. 클북에서 작년 ‘내 꿈은 퇴사다’라는 책을 출간할 때, 저자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으로 책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표를 품고 다니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잘 묘사해 대만에 수출 계약을 하는 등 호평을 받은 책입니다.20세기 초 스위스에 한 유명 작가가 활동했습니다. 쓰는 책마다 최고의 찬사를 받는 중이었습니다. 전성기에 이른 그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었습니다. 카를 융의 제자 랑에게 심리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가 내린 처방은 이렇습니다. ‘스스로를 벗어
칼럼
등록일 2020.03.30
게재일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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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맨발 걷기를 실천하는 분들이 주위에 있습니다. 이들은 맨발 걷기의 유익에 대해, 함께 맨발 걷기를 하시는 분들에 대해 특별한 감회를 말합니다. 저는 아직은 겁이 나서 맨발 걷기는 도전하지 못하지만 매일 꾸준히 걸으려 노력합니다. 목표는 하루 2만보.하루 2만보를 걸으려면 여러 번 시간을 쪼개야 합니다. 일정이 들쭉날쭉한 작가의 특성상 저는 유연하게 시간을 만들려 애씁니다. 기상 직후 6천보, 점심 식사 후 4천보, 밤에 1만 보를 걷기도 하고 아침 일정이 여유 있는 날은 아침에 1만5천보 정도 걷고 남은 일과 중 5천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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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9
게재일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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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의 영화 ‘인페르노’가 개봉된 적이 있습니다.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이탈리아 원어입니다.이 작품에는 보티첼리의 그림 ‘지옥의 지도’가 등장합니다. 단테가 글로 묘사한 지옥 모습을 보티첼리는 회화의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대단한 작품입니다. 지옥은 총 9개의 거대한 고리 즉, 9환(環)으로서 지구 아래쪽 지하로 내려가면서 점점 깊어지는 구조를 갖습니다. 지구 중심부에 가장 깊은 고리인 아홉 번째 환이 있고 그곳에는 타락한 천사 루키페르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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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6
게재일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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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떠오릅니다.“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못한 책.” 이 정의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 단테의 ‘신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승 베르길리우스를 길잡이 삼아 지옥에서 출발, 연옥을 거쳐 천국에 이르는 사후 세계 여행담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묘사하고 있지요.14세기 당시 이탈리아 피렌체는 중세의 끝 무렵에 다다라서 종교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했으며 정치적으로도 파벌싸움이 극도에 달했습니다. 단테는 35세의 젊은 나이로 피렌체의 최고 지도자 위치에까지 올랐지만, 정적들에 의해 축출당해 국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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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5
게재일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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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란드태생 유대인 평론가입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바 있는 귄터 그라스가 신작 ‘광야’를 발표했을 때, 독일 슈피겔지는 그 책을 쓰레기라며 반으로 찢는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모습을 합성해 표지에 실은 적도 있습니다.그의 자서전 ‘Mein Leben(나의 인생)’을 필사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진행 중입니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비대면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만.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성장합니다. 우리로 치면 대학입시에 해당하는 아비투어(Abitur)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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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4
게재일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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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입니다. 생각학교 ASK 강의 준비를 하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과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기준을 대비한 내용이었습니다. 너무도 극명한 차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직장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중산층 기준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부채 없이 30평 이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가? 월 현금 소득 500만원 이상인가? 2천cc급 이상 중형차를 보유했나? 통장 예금 잔고가 1억원 이상인가? 연 1회 이상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나? 어떠신가요? 이 기준에 모두 통과하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십니까?미국 공립학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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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3
게재일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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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1월 19일, 캘리포니아 산 퀜틴 교도소에는 수감자 2천400명이 연극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4년 만에 교도소에서 연극을 공연하는 일대의 사건이라, 죄수들은 모두 흥분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교도소 측이 선택한 연극은 ‘고도를 기다리며’였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여자 배우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었지요. 이 작품은 유럽에서 이미 개봉한 상태였는데 평론가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습니다. 파리, 런던, 뉴욕의 지적인 관객들마저 혼란스러워했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죄수들은 이 작품에 열광했습니다. ‘산 퀜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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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2
게재일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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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5월, 멕시코시티.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한 나이 든 프로 레슬러의 은퇴식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당시 멕시코는 프로 레슬링이 큰 유행이었는데 이번에 은퇴하는 선수를 보며 사람들은 감동과 벅찬 사랑을 느꼈습니다.레슬러는 ‘마법사의 폭풍’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는데, 1975년 프로 레슬링에 입문해 항상 황금색 가면을 쓰고 경기해 인기가 최고였습니다. 화려한 분장 뿐 아니라 현란한 개인기는 관중을 압도했으며, 위기의 순간마다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나 상대 선수를 제압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23년 동안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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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19
게재일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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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긴 두 문장이 있습니다. 잘 비교해 보세요.미움의 안경을 쓰고 보면 똑똑한 사람은 잘난 체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착한 사람은 어수룩한 사람으로 보이고, 얌전한 사람은 소극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활력 있는 사람은 까부는 사람으로 보이고, 잘 웃는 사람은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예의 바른 사람은 얄미운 사람으로 보이고, 듬직한 사람은 미련하게 보입니다.반면, 사랑의 안경을 쓰고 보면 잘난 체하는 사람도 참 똑똑해 보이고, 어수룩한 사람도 참 착해 보이고, 소극적인 사람도 참 얌전해 보이고, 까부는 사람도 참 활기 있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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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18
게재일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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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여행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들이었습니다. 그들 틈에 남루한 랍비가 한 명 있었습니다. 배는 순풍에 돛 달고 목적지를 향해 기분 좋게 항해하고 있었지요. 손님들은 모두 자기 재산이 얼마나 많은가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내 소유의 토지는 얼마나 넓은가 육안으로는 그 끝을 누구도 볼 수 없지요.” 그러자 다른 사람이 지지 않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우리 저택에서는 늘 파티가 열리는데 한 번 쓰고 버리는 이쑤시개도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소.”모두 껄껄 웃으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때 가난한 랍비가 끼어들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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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17
게재일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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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지방의 작은 마을에 조촐한 파티가 열렸습니다.한 노부부의 결혼 50주년 기념 파티입니다. 부부는 한 마을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살아왔습니다.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노부부가 한 번도 큰소리치면서 싸우는 것을 본 일도, 술자리에서나 빨래터에서 부부가 서로를 헐뜯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노부부 얼굴에는 늘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모두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부부였습니다.파티가 열린 집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실 탁자 위에 깨진 꽃병 하나가 놓여 있었지요. 파티와 어울리지 않는 흉물
칼럼
등록일 2020.03.16
게재일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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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을 쓸 수 없는 척추 마비 장애인이 1천m 암벽에 도전했습니다.29세 마크 웰먼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엘카피딩암벽에 도전해 성공했습니다. 그의 등반은 친구가 암벽에 로프를 걸어주면 팔의 힘만으로 기어오르는 방식으로 여러 날에 걸쳐 이어졌습니다.그는 한 번에 겨우 15㎝만 몸을 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무려 9일에 걸친 이 등반에서 그는 39℃가 넘는 폭염 속에서 약 7천 번 로프를 끌어당기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등정에 성공했지요.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한 번에 15㎝만 오르면 됩니다.”
칼럼
등록일 2020.03.15
게재일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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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기간 한 집단의 환자들에게 ‘새로 개발한 특별한 약’을 투약하고 다른 집단의 환자들에게는 ‘기존의 보통 약’을 투약했습니다. 실험 후 환자의 위장 상태를 검사했습니다.‘새로 개발한 특별 약’을 투약한 집단의 위장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았습니다. 문제는 새로 개발한 특별한 약이라는 것이 단순한 영양제였고 기존의 보통 약이란 것도 동일한 영양제였다고 합니다.두 집단이 서로 다른 효과를 낸 것은 환자의 심리적 상태, 즉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던 거죠. 이것을 의학계에서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 부릅니다. 대
칼럼
등록일 2020.03.12
게재일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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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탑승할 시간이 많아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항에 있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비닐로 포장된 쿠키 한 봉지를 샀습니다. 서점에서 잡지 한 권도 샀지요. 공항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잡지책을 뒤적이며 커피를 마시던 중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옆 자리에 있던 신사가 옆 좌석에 놓아둔 쿠키 비닐 포장을 뜯고 덥석 하나를 꺼내 먹는 게 아니겠습니까? 여인은 무척 놀랐지만 태연하게 자신도 쿠키를 먹었습니다. 남자가 상황을 깨닫고 무례한 행동을 그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남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끗 여인
칼럼
등록일 2020.03.11
게재일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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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듀란테(Jimmy Durante: 1893-1980)가 참전 용사들을 위한 쇼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는 바쁜 일정 때문에 단 몇 분밖에 출연할 수 없다고 쇼 기획자에게 말했습니다.쇼 기획자는 당대 미국 최고 연예인인 지미 듀란테를 무대에 세우기만 해도 대성공이라 믿었기 때문에 기꺼이 승낙했습니다.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간 지미 듀란테는 무대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박수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지미 듀란테의 열정은 더했습니다.쇼 기획자는 왜 그가 마음을 바꿔 그렇게 오랫동안 무대에 서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칼럼
등록일 2020.03.10
게재일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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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기쿠치 다이로쿠(菊池大麓: 1855∼1917)는 일본에 근대수학을 도입했고 도쿄대 총장, 문부대신, 교토대 총장, 이화학연구소의 초대 소장 등을 역임한 지식인이었습니다. 그가 젊은 시절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했을 때 일입니다.기쿠치는 옥스퍼드대학의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시험이 있을 때마다 항상 1등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영국학생들은 크게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영국학생 브라운은 언제나 기쿠치를 따라잡지 못하고 2등만 차지했습니다.학기말 시험을 얼마 앞두고
칼럼
등록일 2020.03.09
게재일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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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까지는 육상선수들이 1마일(약 1.6km)을 4분 내에 주파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갖 연구를 통해 4분 장벽을 인간의 능력으로는 깰 수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오랫동안 이 믿음은 깨지지 않았습니다.어느 날 한 젊은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장벽을 깨뜨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훈련했고, 마침내 그 장벽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그의 이름은 로저 베니스터입니다. 영국의 아마추어 육상 선수이자 옥스퍼드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의대생이었습니다
칼럼
등록일 2020.03.08
게재일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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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한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이 돌멩이를 시장에 가서 팔려는 척하되 팔지는 마라.” 제자는 시장 어귀에 하얀 보자기를 펴 놓고 돌멩이를 그럴 듯하게 전시했습니다. 돌을 팔겠다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양을 보며 사람들은 비웃었습니다. 불쌍하게 여긴 한 노인이 다가와 물었습니다. “오천 원 줄 테니 돌멩이를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제자는 팔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노인은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만 원을 줄 테니 팔라고 했습니다. 제자는 아무런 대꾸 없이 묵묵히 앉아 있기만 했습니다.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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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05
게재일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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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더불어 세계 3대 테너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는 오페라의 대중화에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1981년 대중 가수인 존 덴버(John Denver)와 함께 ‘퍼햅스 러브 (Perhaps Love)’를 연주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결과입니다.플라시도 도밍고가 젊은 시절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무렵의 일입니다. 소프라노마르타와 오랫동안 공연을 하고 싶었던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거의 3년을 머물며 오페라 공연을 했습니다. 파우스트 공연이 있던 날, 도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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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04
게재일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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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셰익스피어가 친구의 집에 방문했지만, 그는 집에 없었습니다. 하인은 따뜻한 홍차와 간단하게 읽을 책 한 권을 건네고 부엌으로 되돌아갔습니다.아무리 기다려도 친구가 오지 않자 무료했던 셰익스피어는 차라도 한 잔 더 마실 생각이었습니다. 주방으로 가던 중에 흥얼흥얼 거리는 콧노래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부엌에서는 아까 자신을 대접했던 하인이 양탄자를 뒤집어 바닥을 닦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누가 일부러 들춰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더러운지 깨끗한지 알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셰익스피어는 하인이 콧노래를 부르며 양탄자를 뒤집어
칼럼
등록일 2020.03.03
게재일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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