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반칠환(1964~)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전문이다. 얼핏 보면 알 듯도 한데, 썩 개운하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이 시를 인용해서 칼럼을 쓴 작가도 씀바귀꽃과 제비만 언급하고
대구시 중구가 23년 만에 인구 9만명선을 회복했다. 1980년 인구 21만8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대구 중구 인구가 2022년도에는 7만7천명까지 떨어졌으나 작년 처음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것.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구의 인구는 전년보다 8천865명이 늘어나 인구 순유입률 10.6%를 기록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봄기운이 완연하다. 경북대의 성질 급한 홍매와 백매(白梅)가 환하게 세상과 만나고 있다. 화양(華陽) 들판 마당에도 영춘화(迎春花) 노란색이 화사하다 못해 화려하다. 춘하추동 사계 가운데 유독 봄이 기다려지는 것은 분명 까닭이 있는 셈이다. 대상을 본다는 행위, 즉 봄은 우리를 전연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정령인지도 모른다. 하되, 무엇을 본다는 말인가?!저녁 산보(散步) 나갔다가 천상에서 세 대의 비행기가 삼각 편대를 이루고 남쪽 창녕으로 날고 있음을 본다. 드문 현상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새삼스러운 장면으로 남는다. 그럴 즈음, 남
4·10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끝낸 국민의힘이 18일 대구지역 단수공천자를 마지막으로 발표하면서 최종 대진표 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날 면접을 진행한 대구·울산·부산·강원지역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에서는 3선의 윤재옥 원내대표(달서구을)와 재선의 추경호(달성군) 전 경제부총리를 단수공천했다. 이로써 TK지역은 이미 공천이 확정된 경북의 이만희(영천·청도)·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과 함께 모두 4명의 현역이 공천심사를 통과했다. 선거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안동·예천선거구와 영주·
얼마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한다”는 물음에 30%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도 같은 질문에 73.2%가 긍정적 대답을 한 것과 비교하면 11년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전국 초중고생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여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결혼관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결혼이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라면 인구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년 후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유소년 인구보다 7배나 많아질 것이라
얼마 전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짧은 연설을 듣게 되어 옮겨 보고자 한다. 이 글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용인시에서 강의한 내용으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발전하는 도시를 만들 수 있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말씀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지금 Global Boyling(뜨거워서 펄펄 끓는 지구)시대를 살고 있다. 탄소중립, 기후위기에 대한 적절한 장치를 갖추고 살아야 한다. 시민들에게 Climate friendly한 삶을 살고 실천하기를 당부한다.반 사무총장은 UN사무총장 10년
영화 ‘건국전쟁’이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개봉 보름이 지나 관객 50만을 넘어 다큐영화로는 드물게 큰 흥행을 보이고 있다. 필자도 소문을 듣고 몇 일 전 관람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옆에 있는 아내는 계속 울고, 영화가 끝난 후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다.이러한 열풍과 돌풍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동안 특히 진보정부아래에서 이승만은 폄하되었고 심지어 런승만이라고 하여 6·25전쟁 당시 비겁한 대통령으로 포장한 것은 진보정부였다. 진보파 영화로 다큐 영화가 많이 생겨날 때 ‘건국전쟁’같은 진정 역사를 바로 알고 애국적인
김태오 회장의 뒤를 이을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곧 마무리된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그저께(14일)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3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 황 행장과 시중은행 경영 경험을 가진 외부인사들 간의 3파전 경합구도가 됐다.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
경북도가 오는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대비해 경북형 분산에너지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분산에너지란 에너지를 사용지역 인근에 설치해 송전선로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하의 발전설비를 말한다. 특별법에는 중앙집중식 전력시스템의 한계 극복을 목표로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지역별 전기요금제 등의 내용이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정부 고위직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특혜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용산 출신도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윤심 공천 논란으로 공천 탈락후보들에게 공격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인요한 전 비대위원장도 ‘용산 공천’에 대해 “그것은 스스로 죽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여야의 4·10 총선 공천 작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텃밭인 TK(대구·경북)의 국민의힘 공천신청자들은 16, 17일의 TK후보자 면접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
올해부터 법인이나 관공서 등에서 고가의 차를 구입하면 연두색 전용 번호판을 달도록 하는 제도가 생겼다.국토교통부는 고가의 슈퍼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놓고 사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법인 등이 8천만원 이상의 차를 구입하면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조치한 것이다.이에 따라 올 들어 전국적으로 1천661대의 차가 연두색 번호판을 달았고, 대구와 경북에서도 120대의 법인 차가 연두색 번호판을 단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은 많지 않아 낯선 번호판을 보기가 쉽지 않다.작년까지만해도 법인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면 차량 구입비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세간의 화제다.이승만이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이념이나 정파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국부(國父)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재자에다 미제의 앞잡이요 친일파로 매도하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 ‘건국전쟁’이 화제인 것은 바로 그런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에 상당한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조선이 패망하고 일제의 식민지를 거쳐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과정에 이승만이라는 걸출한 인물의 등장은 한편의 영웅신화를 연상케 한다.무엇보다 그는 한
설 연휴를 가족들과 보내고 이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니 그 며칠간의 모습들이 잔잔한 기억으로 가라앉는다. 차례상도 간소하게 하였고 떡국 올려서 조상님께 한해의 복을 빌어보았다. 자식들에게 세배를 받으며 덕담도 해주고 깨끗한 봉투에 마련해 둔 세뱃돈을 주고 보니 또 한 살 더 먹었다는 세월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옛 같으면 형제자매가 설날에 다 모여 북적대며 즐거웠을 텐데 가족 수가 줄어드는 요즈음 그나마 모두 자기들의 생활을 찾아 훌쩍 떠나버리면 허전한 가슴엔 때때옷 입은 손주들의 웃음소리만 귀에 아른거릴 뿐…. 더욱이 이웃 어른을
‘건국전쟁’영화가 지난 1일 개봉 이후, 2주도 안돼 박스오피스 2위, 누적관객 38만명을 돌파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던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를 다룬 객관적인 사실 기반의 영화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살아가야 하는 미래세대와 대한민국 정치가 리셋(reset)되기를 바라는 이들은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역사적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젊은 층들은 한국정치를 바라보며 저마다 ‘자기의심’을 하기 시작했다.지금도 이승만정권 타도라고 외치는 북한 공산정권과 진보라 일컫는 전교조, 주
대구시내 구청마다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차량은 날로 증가하는데 민원인을 위한 주차공간 확보는 아예 손놓고 있어 만성적인 주차난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원인은 5분짜리 민원을 봐야하는데 30분 내지 1시간동안 주차하느라 허둥대야 하는 게 보통이다.한 민원인이 “주차하기가 어려워 구청 방문하기가 겁난다”고 말할 정도이니 대구시내 각 구청 주차난의
국민의힘이 4·10 총선 공천 신청자가 몰린 서울 일부 지역구에 대해 ‘후보 재배치’를 검토하면서, TK(대구·경북)지역도 어떤 방식으로든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그저께(13일)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 중·성동을 등 일부 지역구에 대해 후보 재배치를 하겠다고 했다. 중·성동을 지역구는 하태
인공지능 AI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앞서 이끌어가는 첨병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인간의 소외와 고통에 더욱 그림자를 드리울 흉물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함께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그게 무엇이든 알아야 한다는 것. 제대로 배워 깨우친 다음에야 분석과 예측이 가능하고 활용이든 거부든 결정이 된다.사람은 언제까지 배워야 할까. 6세에 시작하는 교육과정을 16년 정도 거치며 어른이 된다고 이해하였다. 초-중-고-대로 이어지는 교육모델은 충분했을까. 근대적 교육개념이 정리되기 시작하던 아주 초반에 만들어졌
문화재청이 ‘소싸움’을 올해 새롭게 무형문화재 지정 대상에 포함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매사냥, 울산쇠부리소리 등 8종을 신규 조사 대상으로 발표했다. 그러자 동물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동물 학대 지적을 받는 소싸움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전통 보존이 아닌 학대라고 주장했다. 깜짝 놀란 문화재청도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동물 학대 논란은 ‘투우 경기’가 국기(國技)로 되어 있는 스페인에서도 일고 있다. 스페인의 식민지배 영향으로 투우 경기가 열렸던 중남미의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에서도 중단 사례
인류의 문명사에서 디지털 기술의 역사는 20세기 중반 이후 불과 100년이 채 안 된다. 문명사의 시작 지점을 20만 년 전 정도로 본다면 100년은 그 중 0.05%에 불과한 시간이다. 그런데도 디지털 기술이 현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가장 중요한 발명으로 꼽힌다는 것은,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실감케 한다.디지털화의 물결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직접 목격한 세대로서, 디지털이 없는 인류의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어느새 우리 삶 속 깊숙이 자리를 잡아 마치 만능 해결사처럼 여겨지게 된 디지털 기술. 그러나 디지털 세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가 여느 날보다 더 반갑다. 하필이면 단대목에 프린트기가 말썽이란 말인가.“큰댁에 가셔야 할 텐데 죄송해요.”“어디 요새 설이 설입니까? 아침에 잠시 가서 절이나 하고 오면 한나절도 안 걸리는데요. 어디 보자, 빨간 잉크 분사가 잘 안 되는 모양인데.”어디까지 가셔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프린트기를 열어젖히며 말했다.본가가 저기 강 건너 산 아래 있는 집성촌이거든요. 지금이야 타성이 조금 있긴 하지만, 뭐 그래도 아직 우리집안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요즘 촌에 젊은 사람 있기나 한가? 나이 많은 어르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