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홀로 카메라를 들고 구미 원평동 재개발 지역에 들어섰다. 한 번 사라지면 다시는 옛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는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아 사라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런 ‘예술적 필요성’을 건설사 관계자와 경비원들에게 이해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철거와 신축이 계속되는 도시의 재개발 현장은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안전을 위한 감시와 예기치 않은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오래전부터 원평동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진행 중인 사진작가 김은정씨가 카메라를 들어 딱 한 번 셔터
모든 시는 음악이다. 시에 멜로디를 입힌 가곡은 그래서 희노애락의 우리 감정을 한 단계 승화시키는 우리의 노래다. 품위와 격조를 갖춘 우리의 노래, 바로 가곡이다. 반주자는 그 가곡을 더욱 가곡답게 만든다. 반주 전문연주자 정혜경은 반주자나 성악가에게 더 많은 작사가와 작곡가에 대한 공부를 주문한다. 그것이 우리 가곡을 더 많이, 더 멀리 전파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주를 무대 백그라운드로 보는 경향 아쉬워… 성악가와 음악 협업하는 코치로 인식을독일 유학시절 되돌아 보게 된 ‘한국 가곡’… 희노애락 감정을 승화·우리의 얼이 깃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프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출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근로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일을 쉬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하는 걱정은 생계에 대한 어려움이다. 대다수 직장인은 다달이 나가야 하는 고정비와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쉽게 쉴 수가 없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출근한다.노동자의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해주는 상병제도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일부 주 제외)을 제외하면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운영하고 있다.한국도 뒤늦게 일련의 연구와 자문을 거쳐 ‘한국형 상병수당’의 1
김천시는 차별화되고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 날아오르고 있다.김천시는 36만㎡의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제87회 전국체전, 제36회 전국소년체전, 제27회 전국장애인체전을 역대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 낸 저력 있는 스포츠 중심도시다.이러한 스포츠 시설활용과 전국체전을 개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43개의 국제 및 전국단위 대회를 개최하고, 30여개의 전지훈련팀을 유치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 25만여 명의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김천을 찾아 250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올린 것으로
어느 지역이건 그 도시를 떠올리면 동시에 연상 작용으로 이어지는 음식 하나쯤은 있다.흑산도는 홍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독특한 발효법으로 숙성시킨 ‘삭힌 홍어’는 이제 호남만이 아닌 전국의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은 좋은 쌀로 기억되는 고장이다. 잘 차려낸 ‘이천 쌀밥’ 한 상은 관광객들의 미소를 불러낸다.포항이라고 흑산도 홍어와 이천 쌀밥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특별한 먹을거리가 없을까. 당연지사 있다. 겨울철에 한국인이 맛보는 과메기의 8할은 포항 구룡포 일대에서 만들어진다.적절하게 건조된 꽁치를 미역과 김,
민선 8기 봉화군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최우선 군정 과제로 삼고 인구 늘리기에 몰두하고 있다.수도권과 지방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방소멸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인구 약 3만 명이 살고 있는 봉화군도 예외는 아니다. 봉화군은 한때 인구 10만이 넘는 농업도시였지만, 저출산·고령화와 꾸준한 인구 유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구 3만 139명까지 감소해 인구 3만 명의 벽이 붕괴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특히 봉화군은 2021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전국 89곳에 포함돼
올겨울 치솟는 난방비가 화두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난방을 덜 가동하고 단열에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다. 당장 내 앞의 사정이 급할수록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는 법이다. 코로나에 이은 불황으로 기업의 후원은 줄고, 유례없는 고물가에 개인 기부 활동마저 위축되는 상황. 더 춥고 더 취약한 곳의 사정은 어떨까. 포항연탄은행 유호범 대표는 이 시기를 ‘연탄 춘궁기’, ‘연탄 보릿고개’라고 말한다. 연말 집중되는 나눔의 온기가 식어가며 연탄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때가 요즘이다. 포항 연탄 사용 가구 아직도 500곳… 포항연탄은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인 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원내에서 개두술을 할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K-의료의 민낯’.서울에서도 발생하는 의료공백 문제는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더욱 심각하다.이번 일은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 과목에서 충분한 숙련의를 확보하지 못한 우리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을 말한다. 흔히 첩첩산중의 두메산골을 이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는 오지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자작나무와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온전하게 쉬고 싶다면 죽파리 자작나무 숲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1993년 죽파리 검마산 일대 식재한 나무들평균 높이 20m 울창한 숲 이뤄 여행객 입소문아시아 첫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수비면 일대‘하늘에서 별이 얼굴로 쏟아진다’는 말
입춘도 지났으니 이제 머지않아 봄이 올 것이 분명하다. 시간의 흐름이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법. 유난스러웠던 2023년 혹한(酷寒)도 곧 추억 속으로 사라져 옛날이야기가 된다.나른함과 안온함을 동시에 선물하는 봄 햇살을 받으며 옛날 영화 한 편쯤 골라 보고 싶은 시기. 알다시피 ‘옛날 영화’란 고리타분한 설정과 비슷비슷한 스토리를 반복하는 단순한 영화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극장은 물론 넷플릭스 등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높은 걸 보면 ‘옛이야기’는 여전히 마르지 않는 예술의 재료로 역할하고 있
세금,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세금이었다. 현실에서건 작품에서건 세금을 다루는 세리는 늘 악역을 담당했다. 그러나 납세가 국민의 의무로 규정됐을 만큼 세금은 피할 수 없으니 최대한 아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내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조세 전문가는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됐다. 40년 세무 행정을 담당했고 지금도 납세자의 세금 문제를 도와주고 있는 손동근 세무사. 그는 세금을 피할 수 없다면 세무사를 가까이 하는 방법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금에 대한 국민의 불평불
‘2023 재경포항인 신년인사회’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후 처음으로 열려 한결 더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를 빛내준 각계각층의 포항인들은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지역 중점 현안들에 대해 소통하는 등 상생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단합하는 자리가 됐다.○…전당대회 주자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날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주자들도 행사장을 깜짝 방문해 이목이 집중됐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은 “오늘 행사인 재경 포항인 신년인사회를 방문해보니 포항의 대단한 힘을
2023년 재경 포항인 신년인사회는 몇년만에 코로나 마스크를 벗고 하는 대면 행사라 그 어느때보다 풍성한 즐거움과 웃음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이날 만은 직책과 직위를 내려놓고 오직 포항인이라는 모토아래 서로 어깨라도 마주치고 싶을 정도로 정겨움이 넘쳤던 행사장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최근 5년간 허혈성 뇌졸중 등을 포함한 3대 중증 응급환자의 절반 이상이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중증외상은 1시간 이내, 심근경색은 2시간 이내, 허혈성 뇌졸중은 3시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지난 5년 동안 80만7천131건의 3대 중증 응급환자 가운데 무려 52.1%인 42만410건이 적정 시간 내 응급실에 도착하지 못했다.이 같은 문제의 가장 큰 원인 바로 ‘환자의 전원’ 때문이다. 이처럼 중증 응급환자 중에서 뇌졸중 환자들이 타 병원을 거치며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몇몇 사람들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고향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한다.현대도시는 태어나고 자란 공간에 대한 기억을 흐리게 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인간의 유소년 시절 ‘기억’과 ‘그리움’은 대부분 고향과 연관돼 있다. 이는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을 터.지지난해 시작해 최근까지 포항과 관련된 책 5권의 기획·출간에 깊숙이 관여한 사람이 있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내 고향 포항’에 대한 애정을 무시로 드러내는 김도형(55)씨다.경희대 국문과에서
대구 동구가 목재친화도시로 탈바꿈된다. 동구는 최근 불로고분마을 목재친화도시 조성사업 세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불로고분마을이 지난달 20일 산림청이 추진하는 ‘2023년 목재친화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국비 25억원을 포함 총 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동구는 목재를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력 증진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사업명은 ‘목향만리(木香萬里) 불로고분마을’이며, 숲과 숨쉬며 나무와 공존하는 걷고 싶은 마을 만들기라는 비전 아래 △목재특화거리조성 △건축물내 목재이용 △목공체험센
‘곳간 채우고, 경제 살리고, 군민 늘리고’를 군정 목표로 내건 김재욱 칠곡군수는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본격적으로 민선 8기의 돛을 올려 새로운 칠곡을 향해 항해에 나선다.2023년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준비해 온 계획들을 본격 추진하는 중요한 해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지역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각오다.김재욱 군수는 “지난 6개월 동안 군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실천하고 칠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도 애정어린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
지역사는 지역민의 뿌리이자 거울이다. 지역민의 역사 알기는 지역의 정체성 찾기이며 이러한 정체성을 가진 위에서야 지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환경은 발전할 수 있다. 포항 지역사 연구가 생소하던 시절. 황인 선생은 지역사 연구의 선구적 길을 걸어왔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지역사의 현장을 발굴하고 해석하는 일에 힘을 쏟았으며 문화재 보존에도 앞장서 왔다. 역사에 대한 전문성과 사명감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교직에서 정년퇴임하고도 활발하게 활동해 온 선생을 동해면 도구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년 녹내장 수술을 한 탓에
석탄산업이 사양 길에 들어선 이후, 문경 지역사회는 인구감소에 따른 경기침체와 골목상권 쇠퇴, 일자리 부족의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10여 년 전 국군체육부대와 민간숙박시설인 STX리조트를 유치한 뒤 이렇다 할 대규모 시설유치가 없다 보니 16만에 이르던 인구는 반토막이 났고, 구도심은 비어가는 상가들로 지역 상권을 유지하기 힘든 실정이다.천혜의 자연경관과 문경새재라는 걸출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관광명소의 명맥을 근근히 이어가고는 있지만, 치열해 지고 있는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치명적 손상을 입은 후 1시간 안에 결정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학용어인 ‘골든아워(Golden Hour)’에서 나온 말이다. 그 시기를 놓치면 결코 이전 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이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과 신체 활동을 관장하는 중추 기관인 ‘뇌’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의 골든타임은 과연 몇 분일까.뇌경색은 최대 6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어 ‘골든타임’이란 게 존재한다. 하지만 뇌출혈의 경우 다르다. 뇌출혈은 출혈량과 출혈 위치 등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