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기피하는 세태를 문학적으로 고찰한 ‘결혼하지 않는 도시’(마음서재)가 출간됐다.2007년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신경진의 네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은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단순 연애소설이 아닌 사회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미래지향형 소설에 가깝다. 스토리가 인물들의 러브라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갖는 시대상과 변화의 추이
박상륭(1940∼2017) 소설가 타계 4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집(국수출판사)이 출간됐다. 국내 관념 소설의 대명사이자, 죽음을 통한 구원이란 주제를 철학적·종교적인 사유로 풀어내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박 상륭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소설뿐 아니라 산문, 서문, 후기 등 박상륭이 공개적으로 쓴 모든 글을 포함했다. 2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 앉는 시간’(문학동네)은 괴테 전문가 전영애(70)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독일 문학 거장 괴테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하는 책이다.전 교수는 독일 대문호 괴테(1749∼1832)의 시 770여 편을 15년에 걸쳐 완역하고 ‘파우스트’와 ‘데미안’ 등 주옥같은 괴테 전집을 번역해 괴테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2015년 ‘시인의 집’을 통해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을 향해 걷는 마음의 기록을 전한 바 있는 전 교수는 이번 책에서 다시 괴테로 돌아가 ‘파우스트’‘젊은 베르테르의 슬
신간 ‘과학의 자리’(김영사)는 과학의 사회적 의미와 과학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최초의 논의이자 현장 과학자의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치열한 고민이 담긴 역작이다.저자인 김우재 하얼빈공업대학교 교수는 한국 과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이자 패스파인더로 꼽힌다.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것이 과학자의 미덕이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김우재 교수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다. 그는 인문학자들조차 압도하는 철학적, 역사적 지식으로 중무장한 채 다양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식인으로서의 과학자’라는 새로
불문학자인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180개의 성찰과 인상의 기록인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출간했다. 90대 노학자인 정 교수는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 초부터 무려 5년 넘게 프루스트가 남긴 방대한 저
‘평화에 미치다’(삼인)는 북미관계 전문가 박한식 전 미국 조지아대 교수(국제관계학과)가 남북평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이다.‘북·미 평화 설계자’로 불린 저자는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데 일정 역할을 담당했다. 2009년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북한에 억류된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 이 세가지 공기재난이 한국사회를 숨막히게 하고 있다. 당연한 삶의 배경이던 공기는 공들여 관리해야 할 삶의 조건이 됐다. ‘호흡공동체: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에 응답하는 과학과 정치’(창비)는 한국사회를 ‘호흡공동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며 이 공동체의 삶을 조율하고 회복하기 위한 공공의 과학과 정치를 제안한다.전치형 카이
“너의 삶을 놓치지 말고 경험하라. 매 순간을 따스하고 친근한 감정으로 느끼고 기억하라. 그것이 네가 살아서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감정 연구’(글항아리)는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 권택영이 인간 감정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 기념비적 시도다. 오랜 세월 문학과 심리학, 현상학을 통해 의식과 감정을 연구해온 그는 문학과 정신분석학, 뇌과학에 기반해 ‘따뜻함’과 ‘친근함’의 힘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이 책은 사랑, 기억(회상), 감정, 느낌을 핵심적으로 다루며 문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연구를 섭렵한다. 인간은 나이가
‘차의 역사는 중국에 있다’는 말이 있다. 중국은 제일 먼저 차나무를 발견하고 차의 원산지로 찻잎을 사용한 나라다. ‘신농본초경’에 의하면 기원전 2천700년경 “신농이 백 가지의 초목을 맛보다가 72가지의 독에 중독되었는데 차를 먹고 해독하였다”고 전한다. 가장 먼저 차를 약용으로 이용했고 어린 잎은 소채로 쓰며 식용으로 발전되면서 점차 음용으로 정착했다
우리는 인생을 때로는 등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산에 오르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공을 들여 정상에 도착하고 나서, 혹은 불가피하게 다시 뒤돌아 내려와야 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래프로 표현한 삶의 곡선과 묘하게 닮아 있음을 본다. 세계적 영성가 안셀름 그륀(독일 성 베네딕도회) 신부는 ‘인생이라는 등산길에서’에서 등산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가
인류의 역사는 미생물의 진화와 함께해왔다. 변화하는 인류의 문화는 그 자체로 미생물의 진화 과정에 영향을 끼쳤고, 미생물은 수많은 질병과 감염병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좌지우지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치명적 동반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바이러스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의학미생물학과 명예교수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또 다른 자신’이라고 말했다. 수천 년 후 뇌과학과 유전학은 그 말에 담긴 진실을 밝혀냈다. 친구끼리는 유전자형이 비슷하며, 친구를 사귀는 성향이 유전된다는 것이다. 최신 뇌영상 기술을 봐도 친구들은 자극에 반응하는 뇌의 패턴이 비슷하고, 뇌는 사랑하는 사람을 실제로 자신의 일부로 인식한다.과학 저술가 리디아
‘디지털 개념어 사전’(한겨레출판)은 디지털 인문학자인 구본권씨가 한겨레에 쓴 칼럼 중 디지털 시대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글들을 선정해 대폭 보완하고, 일부는 새롭게 써서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과 기기와 같은 강력하고 편리한 도구로 인해 나의 삶과 사회적 관계는 어떠한 변화에 직면하게 될까’라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
불평등을 심화하고 자연자원을 고갈하는 오늘날 자본주의의 한계에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그럼에도 왜 변화가 충분히, 그리고 필요한 만큼의 속도로 일어나지 않는 걸까.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50) 박사는 ‘사회주의가 시급하다’(은행나무)에서 그 이유를 ‘명확한 대안’의 부재에 있다고 지적한다. 자신은 90년대 사회주의의 몰락을 목도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학박사이자 CNN 의학전문기자인 산제이 굽타 박사의 ‘킵 샤프 늙지 않는 뇌’(대원씨아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고 총명하고 예리한 뇌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을 12주 프로그램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종합 전략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뇌는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에 존재해왔고, 의학과 과학이 최첨단으로 발달한 오늘날까지도 뇌에 한해서는 밝혀내
“지난 1년간 각국이 치른 코로나 팬데믹 비용의 단 2%만 투자하면, 전 세계 숲 황폐화 방지사업을 10년간 벌일 수 있고, 이는 감염병X 발발을 40%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감염병학과 글로벌 환경·보건 연구의 권위자 조나 마제트 교수의 말이다. 인간의 운명은 결국 자연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생태 작가 페터 볼레벤의 신간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임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 ‘언니 오는 날’(상상마당)이 나왔다. 소설집 ‘언니 오는 날’에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각이 돋보이는,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삶의 소중한 진실들을 예리하게 터치한 창작 단편소설 10편이 실려 있다. 임 작가는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에 대해 “인간 본질에 충실하고 본성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
서양사학자 조한욱 교수가 지난 10년간 발표해온 칼럼들을 선별해 엮은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교유서가)가 출간됐다. 저자는 ‘신문화사’라는 새로운 분야를 한국 사회에 알리며 역사에서 소외된 민중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삶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은 저자의 그러한 집념과 노력이 담긴 저작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사 속 인
“누가/산골 집값을 묻는다//값으로 칠 게 아니다 해도/굳이 알고 싶다고 조른다//주변 풍광이 집값의 반/좋은 이웃이 남은 반의반/곳곳에 묻어 있는 손때가/그 나머지라 했다”- 이광수 시 ‘산골 집값’모두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창작열을 불태우며 두 번째 시집을 낸 이광수 시인(72)이 화제가 되고 있다.1950년 대구 출신 이 시인은 최근 두 번째 시집 ‘산골 집값’(도서출판 움)을 출간했다. 이 시인은 60의 나이에 시인이 되고자 시작활동을 시작해 2019년 첫 시집 ‘제일 시원한 바람’을 출간했다. 포스코와 포스텍, 포스코교육재단
“헤세와 융은 살아온 환경과 국적과 출신이 모두 달랐지만 ‘영혼의 쌍둥이’처럼 닮은 운명을 가졌다. 수많은 사람들을 영적으로 이끄는 삶, 인류의 지혜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삶, 글쓰기의 힘으로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지적 모험. 그들은 그렇게 닮은 운명으로써 서로의 친구가 되었다.”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 중에서)‘헤세와 융’(북유럽)은 칠레 출신의 작가, 외교관, 정치가인 미구엘 세라노가 헤르만 헤세와 칼 융을 직접 만나 교류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헤세와 융은 둘 다 1870년대에 태어나 1960년대에 세상을 떠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