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과 밤에는 아직 춥고, 낮엔 벌써 여름이 온 듯 덥다. 이런 계절엔 감기에 걸리기도 쉽지만 입맛 역시 잃기 십상이다. ‘잔인한 달’ 4월엔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육체의 건강을 위해선 좋은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신 건강을 챙기려면 뭘 해야 할까? 여기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책을 읽어야 한다고 수백수천의 선현(先賢)들이 때마다 강조했으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와 중국에서 날아온 짙은 황사에 콜록대는 기침을 참기 힘든 늦봄. 여기 육체적 건강을 지켜줄 음식에 관해 쓴 책 2권이 있다. 읽으면 정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인이 사건’ 당시 포항의 한 교회에서는 1인 시위가 오래 이어졌다. 정인이의 외가였지만 도움은커녕 방조를 넘어 학대에 동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포항시민은 더 분노했고 미안해했다. 어느덧 추모의 열기가 식고 사건은 잊히고 있지만 정인이가 남기고 간 것들은 있다. 수많은 정인이들을 살리기 위한 법 개정과 대응 시스템의 강화, ‘학대피해 아동쉼터(이하 쉼터)’의 확충이 그것이다. 포항에 3곳인 쉼터 가운데 한 곳인 선린나래 아동쉼터에서 이정미 원장을 만났다. 간판도 안내표지도 없는 쉼터는 보통의 가정집과 다름없
부산의 자갈치시장, 흑산도의 홍어, 태안의 젓갈, 전주의 한옥마을, 마산의 아구찜, 보령 대천해수욕장의 머드(Mud)….모두가 해당 도시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연이어 따라오는 특산물이나 관광 명소다. 이처럼 다른 지역이 가지지 못한 걸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관광 부문에 있어 듬직한 지원군을 얻고 있는 셈.경북 청송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로 사과를 한국 최고의 명품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공고히 하고 있다.‘청
고령군은 그간 민선8기 핵심사업이라 부를 수 있는 ‘555 프로젝트(인구 5만명, 도시 신규주택 5천호, 청년인구 5천명)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노력은 2023년 4월 현재도 현재 진행형이다. “딸기와 수박이 맛있는 농촌마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첨단기술산업을 육성하고,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고장을 꿈꾸는 고령. 미래를 위해 준비된 고령군의 각종 사업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아래에서 점검해본다.□ 첨단기업 유치로 잘사는 고령 건설고령군은 지난해 말 IP
“포항시민 전체가 두 번씩 먹을 양은 팔았을 걸요.”대체 이처럼 크게 히트 친 상품이 뭘까? 궁금증이 일어날 만하다. 한스드림베이커리 한상백(52) 대표가 만든 갈릭바게트(바게트 사이에 마늘 소스를 넣은 빵)의 인기는 예나 지금이나 대단하다.포항의 인구를 50만 명으로 잡으면 지금까지 대략 100만 개의 갈릭바게트를 만들어 판매했다는 이야기 아닌가. “빵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하는 한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꿈과 스케일이 남들보다 컸던 사람.교육자였던 아버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10년째 병상에 누워있던 1980년대 후반. 기울어진
예전부터 건강한 먹거리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봄이면 온갖 종류의 산나물이 온갖 지천에 널려 있다.산나물은 봄철의 대표적인 제철 음식이며 그중에서도 영양산나물은 일월산 청정 지역에서 자란 오래된 영양의 대표 먹거리이다.봄철이면 집집마다 식탁에 영양산나물로 가득하다. 초록빛 싱그러움이 더해져 봄철 어떤 요리보다도 훌륭한 별미 중의 별미로 꼽는다. 영양산나물의 쌉싸름한 맛과 짙은 향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지금이 제철임을 느끼게 만든다.특히 영양산나물축제는 봄철 전국의 소비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로 화룡점정(畵龍點睛) 찍겠다”주낙영 경주시장이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경주의 미래를 위한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주 시장은 4월 정례석회에서 “지난해 경주시는 1조 103억원의 국도비 확보를 비롯해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고, 新형산강프로젝트를 비롯한 사상 최대 정부공모사업 선정,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달성, SMR국가산업단지 유치 등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경주의 미래 백년대계를 앞당길 2025 APEC
대구가 국제도시에 걸맞은 위상을 굳히고 있는 바탕에는 엑스코의 존재가 절대적이다.대구 엑스코는 대형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유치, 개최해서 대구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대구 엑스코의 창립에서부터 기공까지 전 과정을 주무 사무관으로 총괄해 온 이상길 엑스코 사장(전 대구시 행정부지사)이 엑스코 창립 27년 만에 엑스코 사장으로 와서 엑스코의 한 단계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사장은 대구 엑스코를 전시 컨벤션을 넘어서는 대구의 대표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1994년 공직
봄은 무법자 같다. 예고도 없이 꽃을 이끌고 와서 남도를 점령하고 중부지방까지 밀고 들어왔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이 이미 한가운데까지 왔음을 선포해버린다. 벚꽃이 피는 듯한데 어느새 사르락 길섶으로 사라졌다.충북 옥천에 있는 ‘천상의 정원’에도 봄이 이미 절정이다. 안타깝게도 꽃이 빽빽하게 피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봄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마지막 향연을 펼치는 봄꽃을 찾아 나들이를 가면 어떨까? ‘내적 치유센터’ 수생식물학습원‘좁은 문’ 지나 만나는 넓은 정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비슬산 참꽃문화제가 4년 만에 다시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돌아온다.비슬산에는 매년 4월 30만 평에 달하는 전국 최대 참꽃군락지를 감상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군은 이 시기에 맞춰 명실상부 대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올해 참꽃문화제를 방문하는 방문객은 새로운 운행수단을 만날 수 있다.기존의 비슬산 반딧불이 전기차가 운행을 중단하고, 전기버스 12대가 셔틀로 운행된다.셔틀버스는 무료로
최근 ‘독특한’ 책 한 권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품집에 수록된 8편의 소설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포항을 소재로 삼고 있는 ‘어룡이 놀던 자리’. 이는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일종의 ‘사건’처럼 느껴졌다.책을 펴들었다. 소재는 ‘포항’으로 단일하지만, 수록된 개별 작품에서 읽히는 메시지는 각기 달랐다.‘디어 마이 엉클’에서는 한국전쟁이 야기한 비극의 그림자가, ‘관목(貫目)’에선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이, ‘불꽃 지다’로 가면 비루한 상황에서도 놓칠 수 없는 인간의 순정한 마음이 기자의 눈앞으로 성큼
최영주 교수에게는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1980년대 미국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동양인 여성 수학 교수는 처음이란 말을 들었다. 국내 최초로 암호학 관련 강의를 포스텍에 개설했고, 당시 캠퍼스에서 유일한 임산부였다. 국내 여성 수학자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수학회 학술상’을 수상했고, 정수론 국제학회지에 국내 수학자 최초로 편집위원에 선정됐으며, 한국여성수리과학회 설립에 참여했다. 한국 여성 수학자의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최영주 교수와의 약속은 최적치를 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른 봄에 연락이 닿아, 꽃 피는
경주시가 최근 SMR 국가산단 유치로 세계 원전수출시장 선점과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경주시는 지난달 15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사업비 3천966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에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SMR 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 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사업이다.그간 역사문화도시로만 알
앞다투어 화들짝 피어난 꽃들이, 한순간 난분분 떨어져 황홀한 분홍빛 풍경을 만들어내는 봄날이다. 4월은 연인끼리, 식구끼리, 심지어 혼자이어도 꽃 무더기 속으로 훌쩍 여행하고 싶은 좋은 시절.하지만, 세상엔 꽃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도서관은 지상에 존재하는 천국”이라 했다. 그의 말을 조금 확대하면 서점도 마찬가지 아닐까?지금까지 개나리와 진달래, 매화와 벚꽃 사이를 거닐며 봄의 낭만을 즐겼다면, 이번 주말엔 책들 속에서 천국을 찾아보는 게 어떨지. 아래 봄꽃 닮은 문장으로
1923년 대구 대봉동에서 개교한 대구상고(상원고)가 16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이 학교 5만여 동문들은 금융 산업계를 비롯 각계에 진출해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했다. 또 야구와 럭비 등 스포츠에서도 발군의 실력으로 체육진흥을 넘어 국민 사기를 진작시켰다. 학교는 달서구 상인동으로 옮기고 후학들은 남녀공학 인문계로 바뀌어 선배들의 구국 교육열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학교 28회 졸업생 이종주 총동창회 고문(전 대구광역시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은 대상인의 기백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후배들에게 전통 계승을 당부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유럽인은 예술가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지역마다 예술가들이 마을공동체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거리의 예술가조차 자유롭고 당당하다. 예술인이 모인 마을도 수없이 많다. 지중해의 예술인 마을 생 폴 드 방스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의 센텐드레, 세라믹 예술가들이 모인 핀란드 피스카스 빌리지까지 특색 있는 예술촌이 예술은 물론 관광을 떠받치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한국에도 그런 곳이 있다. 경기 이천에 있는 도자예술마을이다. 예술과 개성이 넘치는 마을로 이번 주말 산책을 떠나보면
견인불발(堅忍不拔)과 기호지세(騎虎之勢).여성 사업가를 지칭하는 단어로 적절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농업회사 하이청 박해성(57) 대표를 만나며 떠올린 이 두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예기치 않은 불행과 그 불행을 넘어서려는 그녀의 노력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서울에서 태어나 별다른 부침(浮沈) 없이 살아온 박 대표는 20대 후반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남편의 치료를 위해 경상북도를 처음으로 찾았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부군의 병이 호전되는가 싶었는데, 또 다른 고난이 박 대표를 찾아왔다
요즘은 다르겠지만 고기잡이배 촬영을 가면 여자 스텝은 승선이 거부되던 일이 흔했다. 바다마을에는 미신이 많고 그들이 경외하는 신(요왕할멈이나 영등할매)에 여성성을 부여하면서도 정작 어촌사회는 남성 위주였다. 뿌리 깊은 남성 중심 문화는 어업인의 의식에도 드러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실태 조사를 보면 남성 어업인은 스스로를 어업 경영주로 인식하는 반면 여성은 어업활동의 보조적 역할로 인식했다. 뱃일에 집안일까지 남성보다 곱절을 일하면서도 스스로를 낮춘 것이다. 그러니 어촌사회의 실질적 주체인 어촌계는 어떻겠는가. 제주를 제외하면 여
단종과 관련 영주시(순흥)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단종복위를 이끌던 금성대군의 죽음, 순흥도호부의 폐부와 함께 역적의 고장이라는 오명, 백성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피끝마을, 올곧은 충성심으로 백성들로부터 신격화 된 금성대군의 제를 지내는 두레골 성황당이 아직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단종애사에는 비구니가 된 단종의 누이 경혜공주와 남편 정종, 사약을 받은 단종의 숙부인 금성대군과 안평대군의 가슴 시린 사연을 담고 있다.단종과 관련한 슬픈 가족사와 단종으로부터 왕권을 찬탈한 수양대군은 권력의 화신인가, 왕권 강화를 위한 결단이었나, 순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23일 발표했다.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보균 장관은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각 지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