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을 앞두고 전국의 각 지자체마다 지구 선정을 받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지역의 교육혁신을 통해 지방소멸을 막겠다는 취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에는 경북에서는 포항시와 안동시 등 9개 시군이 특구 지정 신청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경북도와 도교육청, 9개 시군 등이 모여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선정을 위한 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면충돌이 일단 봉합수순에 들어갔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자중지란이 몰고 올 후폭풍을 두 사람 모두 걱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근본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불씨는 살아있다. 근본문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논란과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후속조치다. 윤 대통령과 한
1992년, 미국을 뒤흔들었던 사건이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폭동(L.A. Riot)’. 백인경찰들이 흑인운전자 한 사람을 사정없이 폭행했던 동영상이 알려지면서 시작되었던 도시 소요. 흑인, 아시안계와 히스패닉계를 포함하는 유색인종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고, 한국교포들에게도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서 두려운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피해 당사자 로드니킹(Rodney King)은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모든 소란에 혼란스러운 심경을 한마디로 요약하였다. “우리 그냥 어울려 살 수 없을까요? (Can we
대구시는 지난해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휴업일 변경 영향은 금방 나타났다. 대구시 분석결과 규제 완화 조치는 소매업과 대형마트 등 매출도 동반상승하는 등 지역 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청주시가 3개월 뒤 대구시의 뒤를 따랐다. 서울 서초구와 동대문구 등 의무휴업일 변경에 동참하는 지자체가 속출했다.정부도 마침내 지난 22일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키로 했다. 정부가 국민과 함께 생활규제 개혁 방안을 논의, 대표적인 규제인
이야기가 재미있으려면 예외의 것들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점들이 구석구석 많이 박혀 있어야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미진진해지듯 시장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어머니의 손맛과 할머니의 푸근함과 아버지의 비틀걸음도 들어있다.그 중에서도 떠나고 없는 어른들과 아버지 어머니가 그리울 때 푸근한 정을 느끼고 싶을 때, 만남이 그리울 때 시장엘 간다. 만남은 함께 자라며 흐르는 강물 같기에.목요장은 도심 속 시장이다. 상주하는 많은 가게가 있는 큰 시장으로 장날이 되면 주변의 골짜기에서 가꾼 많지 않은 푸성귀와 과일과
프랑스의 철학자 뤼시앙 골드만이 “소설은 타락한 세상에서 진실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야기”라고 말한 게 벌써 100여 년 전이다. 하지만, 이 은유적 어법에 담긴 내밀한 뜻은 아직 온전해 해석되지 못했다. 포항에서 내과 의사로 일하는 김강(52)은 7년 전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며 성실함을 보여준 그가 올해 본지에 짤막하지만 완결성을 지닌 엽편 소설을 연재하게 된다. ‘소소한설(小笑寒說)’이란 타이틀처럼 때로는 따뜻한 웃음, 때론 냉철한 비판의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설 속에 담긴 진실의 의미
경북도는 도내에서 현재 진행 중인 6개의 각종 철도사업이 올해 중 차질없이 마무리 된다고 밝혔다. 또 여기에 소요될 국비 8천425억원도 확보했다고 했다.올해 개통될 도내 철도는 4개 일반철도와 2개 광역철도다. 4개 일반철도사업으로는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중앙선 복선철도(도담∼영천), 동해선 전철(포항∼동해), 중부내륙선(이천∼문경) 등이고, 지방자치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 학년 10명 이하의 소규모 초등학교가 농어촌, 도시를 가리지 않고 급증하고 있다. 경북도에는 전교생이 60명 안 되는 초등학교가 207개교(전체 473개교)에 이르고, 대구(전체 232개교)에도 서촌초등(31명), 동곡초등(56명), 반송초등(52명) 3개 학교가 ‘미니학교’다. 전국적으로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5곳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주 같은 날 총선 공약으로 ‘저출생 관련 대책’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정책 대결에 나섰다. 여야의 저출생 공약대결이 서로 ‘받고 더’ 식의 카드게임 양상을 보이긴 하지만, 정쟁이 아닌 정책 대결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주말 “민주당이 지금도 ‘김건희 나빠요’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솔직히 관심도 없다. 제발 사법부에 가져가라. 선명한 정책 경쟁을 하자”며 여야의 공약대결 기류에 합류했다.여야가 4·10 총선을 명실상부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만
어느날 수녀와 정치인이 강물에 빠졌다. 119 구조대가 달려와 얼른 정치인부터 구조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한 구경꾼이 물었다. “어째서 정치인부터 먼저 구하게 된거죠?” 119 구조대원이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도 모르세요. 정치인은 놔두면 강물이 더러워지잖아요”.인터넷 상에 떠도는 정치인 관련 유머의 한 토막이지만 우리나라 정치인의 신뢰는 한마디로 바닥이다. 최근 한국교육연구원이 전국 초중고생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각 직업군 중 정치인이 꼴찌를 했다.이 조사에서 정치인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23.4%에 그쳐
기업의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기업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혁신을 도입하고 다양한 활동을 한다. 제조기업의 혁신의 원리는 최소의 원가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여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최소의 생산원가로 가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의 생산제 조건을 보고 조건이 안 맞는 모든 문제를 찾아 개선하는 것이다. 혁신성공의 정의는 한 기업에 혁신기법을 도입하여 모방과 창조를 거쳐 자사에 맞게 진화 발전시키고, 일하는 사고와 일하는 방법에 내재화 되어 제품생산방식과 경영전반에 녹아 기업 문화화 된 것을 말한다. 국
2024년도 R&D(연구개발) 예산이 전년도 대비 약 16.6%(5조2천억원) 감액된 것에 과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공계 연구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삭감된 연구비 때문에 연구과제 수행이 어렵게 되었다거나, 고용 중인 연구원을 해고하게 되었다는 고충 토로와 성토가 이어진다.정부출연연구소들은 예산 부족으로 연구원 채용계획을 줄이거나 없애고, 이는 이공계 석·박사들의 고용 불안을 심화시킨다. 대학에서는 원래도 넉넉하지 않았던 대학원생 인건비를 더욱 줄이는 연구실이 많다. 인건비가 줄어들자 생활비를 벌충하기 위해 과외나
불을 사용하던 인간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게 되면서 불을 빼앗기게 된다. 이후 인간들은 문명의 씨앗과도 같은 불을 빼앗기고서 어둠 속에서 고통을 겪게 된다. 이를 애처롭게 지켜보던 프로메테우스는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전해준다. 이것을 계기로 프로메테우스는 카프카스의 바위산 정상에 쇠사슬로 묶여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받게 되고, 제우스에 의해 질병과 재앙의 고통이 인간들에게 내려진다. 인간은 신에게서 불을 얻음과 동시에 그에 따른 재앙과 고통을 받게 된다.영화
눈 내린 아침 너구리의 방문을 받았다. 녀석은 바깥 아궁이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비집고 웅크리고 있었다. 나는 눈 마당을 산책하는 중이었고 녀석은 내 발자국 소리에 부스럭거렸다. 기척을 듣고 다가가니 눈 덮인 뒷산을 내려왔는지 기력은 쇠잔해 보였고 털은 젖어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쳐도 엉덩이를 돌려 앉는 시늉만 할 뿐 자리를 떠날 생각은 없는 듯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짐승의 형편이 오죽할까 싶었다. 급한 대로 아끼는 강아지 사료를 한 그릇 부어 근처에 놓아주고 돌아섰다. 허기가 가시고 나면 목마른 것쯤이야 마당 가득 쌓인
“그 집의 천장은 낮았다./ 천장이 높으면 무언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 집에 사는 목수는 키가 작았다./ 그는 자신의 연인을 위해 죽은 나무를 마름질했다./ 목수보다 키가 큰 목수의 연인은 붉은 노끈으로 묶인 릴케 전집을 양손에 들고 목수를 찾아갔다/ 책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커다란 관이 돼버렸다고/ 목수는 자신을 찾아온 연인에게 말했다./ 천장에 머리가 닿을지도 모르겠다고 연인은 답했다./ 해가 가장 높게 떴을 때 마을의 무덤들이 흐물흐물 무너져 내렸다./ 목수는 연인이 가져온 책 더미를 밟고 올라서 연인과 키
1월 말. 창문 밖 폭설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신년부터 시간에 쫓기며 조급하게 지냈고, 덩달아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외부 자극에 쉽게 흔들리고 말았다. 출근하는 평일엔 무력하게 흔들렸지만 주말이 찾아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바로 조용한 골목 어귀에서 오래된 흔적들을 찾는 일, 마음의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땐 연남동의 골목으로 향한다.연남동은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동네다. 조선 초기의 3대 이궁이었던 연희궁이 있던 지역으로 조선 세종 당시 서쪽 모악에 수시로 왕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나는 주식 투자자다. 시작은 2016년 여름 아내가 첫째를 임신했을 때였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무게감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봉에 주식 공부를 했다. 학업을 이어가는 와중에 틈틈이 공부하며 소소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불었고, 내가 다시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생겼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각 국가가 돈 푸는 장면을 목격하며 ‘양적완화’ 개념을 알게 된 것
장미꽃이 미라가 되었다. 산채로 얼어 마른 미라다. 지난 십이월 중순까지 스테인리스 울타리를 부여잡고 봄이 시샘이라도 할 만큼 많이 피어있던 장미꽃이다.해(年)가 바뀌는 동안 몇 차례 혹한에 맞섰던 장미 나무는 식솔들이 강제로 얼어 죽임당한 채 몸만 살아남았다. 떠나보내기 아파, 미라가 된 식구들을 부여잡고 된바람에 떨고 섰다. 추위를 버티던 장미꽃 앞 녹지의 쑥들도 시나브로 시퍼렇게 얼굴이 얼더니 미라가 되고 있다. 둘러보면 이뿐만이 아니다. 기후 변화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산채로 얼어 죽는 나뭇잎과 풀들이 많다.식물들은 기후 변화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에서는 1963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대하역사드라마를 제작하여 방송하고 있는데요. 일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유명한 인물들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는 합니다.2023년에는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2022년에는 가마쿠라 막부의 주역이었던 13인의 사무라이, 2021년에는 올해부터 일본 1만 엔 지폐의 주인공이 될 시부사와 에이이치, 2020년에는 전설적인 하극상의 주인공 아케치 미츠히데가 드라마의 주역이었습니다.올해는 시대를 훌쩍 건너 뛰어 헤이안 시대(794~1185)에 활동했던 여성 작
청록파(靑鹿派)는 1939~1940년 잡지 ‘문장’지의 추천으로 시단에 등장한 시인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세 사람을 말한다. 청록파는 해방 이후 1946년에 간행된 이들 세 사람이 각자의 시들을 모아서 낸 시집‘청록집’에서 유래되었는데, 청록파는 우리나라 서정시의 산맥을 우뚝 세웠다. 세 시인은 우리말의 특징을 잘 살려 자연을 소재로 자연의 심성과 순수한 인간성을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되 각각의 개성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조지훈은 전통에 대한 향수를, 박두진은 자연을 통한 구원과 치유를, 박목월은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거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