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이걸 먹을까, 저걸 입을까, 어느 쪽으로 갈까, 누굴 만날까 등 어찌보면 사람의 모든 행위나 생활 자체가 모두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반사적이나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수두룩하지만, 할까 말까 또는 갈까 말까 처럼 순간의 판단이나 이미 마음먹은 선택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먹거나 말하고 행동하는 자체는 순전히 그 행위자의 생각과 의사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물인 셈이다.어떤 현상이나 일을 두고 생각에 따라 긍정과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새해 계획은 늘 세웠던 기억이 있다.그런데 이번은 그런 생각이 일도 없다. 오직 코로나19의 종식만을 바라는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먼 나라의 불행한 이야기라고 생각한 코로나19가 작년 2월부터 슬며시 대한민국을 덮친 후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인 해였고, 신축년 새해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만연하여도 시간은 변함없이 흘러 또 새해를 맞았다.그랬다. 경자년은 모든 것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대로 정지된 한해였다. 코로나19로 일상을 잃어버린 한해였지만 잠시 멈춘 일 년 세
지난 글에 동양학자 조용헌 교수의 ‘팔자 고치는 법’을 소개했다. 적선(積善), 스승 만나기, 독서, 명상(기도), 명당, 자신의 사주팔자를 아는 여섯 가지 방법이 그것이다.첫 번째, 집콕 시대에 비대면으로 적선(積善)하기. 두 번째는 랜선을 통해 좋은 스승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이번에는 집콕 시대에 팔자 고치는 방법으로 독서와 명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행히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책 판매량이 조금 늘었다고 한다.나도 2021년 1월을 두 권의 책으로 시작했다. 정재승 교수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미술품 소장가인 손창근 씨가 대를 이어 간직해온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보 180호인 세한도는 1844년 58세의 추사가 유배지 제주도에서 그린 문인화이다. 귀양살이하는 자신을 잊지 않고 사신의 통역관으로 중국에 갈 때마다 최신의 서적을 구해다 준 제자 이상적에게 답례로 그려 보낸 것이다. 세한도는 이상적 사후에 민 씨 일가로 넘어갔다가 일본인 후지스카의 손에 들어간 것을 서예가 손재형이 간곡하게 부탁하여 양도받았다고 한다. 그 후 사채업자 이근태를 거쳐 개성 갑부였던 손세기가 수집한 것을 아
“인천 ‘라면’ 형제, 정인이, 혹한 속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3세 아이” 등 최근 우리 사회에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겪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황당한 기사를 보았다. 필자를 당황스럽게 만든 기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CEO 월드의 기사였다. 이 회사는 신생아 사망률, 병원 수, 학교 수, 미취학 아동 수, 문맹률 등을 지표로 삼아 ‘아이가 태어나기 가장 좋은 나라’를 발표했는데, 웃기게도 우리나라가 97.26점으로 노르웨이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과연 이 기사
해마다 새해 소망의 단골 중 ‘건강’이 빠지지 않는다. 더욱이 2년째 지리멸렬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건강 보다 더 중요한 화두가 또 있을까? 물론 현실적으로는 ‘코로나 종식’이나 ‘마스크 벗기’ ‘경제 회복’ 등이 급선무로 대두되지만,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건강이야 말로 누구나 일년 내내 아니 평생 바라는 우선적인 염원이 아닐까 싶다. 최소한 일신의 건강이 확보돼야 일상을 지탱하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예전부터 추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몸이 건강해야 온
1인 가구라는 단어는 언젠가부터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우리의 현실이 된 것이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2019년 기준)라고 하며, 그래서 그런지 거주공간들도 소형아파트나 소형주택이란 이름으로 작아지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전해 들은 고독사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뉴스에도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고독을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하고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해, 고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고 한다.이런 고독의 문제는 대가족체제가 무너지고 핵가족화되고, 경쟁 사회로
신년 벽두에 우리나라를 생각하며 떠올린 말이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다. 올해는 부디 온갖 사악한 것들을 타파하고 올바른 것을 구현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파사현정이란 말은 본래 불교용어였다. ‘우리가 일상으로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를 속제(俗諦)라 하고, 붓다가 발견한 진리에 근거한 삶의 이치에 관한 담론을 진제(眞諦)라 부른다. 이 두 세계를 걸림 없이 넘나드는 것이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하는 실천적 도리인 중도(中道)인데, 그 중도를 밝히기 위한 노력인 다르마(眞理)에 어긋나는 것에 맞서 올바름을 드러내는 것이
“그렇게 하고 어떻게 삽니까!”지난주에 교사 초빙 공고를 냈다. 공고 끝부분에 급여와 근무조건이 다르니 지원하기 전에 꼭 학교로 먼저 문의하라는 내용을 적었다. 공고가 나가자마자 많은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비록 인가 중학교이지만,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급여가 다른 학교 선생님에 비해 적고, 급여 체계도 다릅니다.”여기까지 말하면 백이면 백 전화기 너머에서는 한숨 소리가 크게 난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 혹여나 호기심을 가지고 끝
한 세월 또 잊어야만 시간이 흘러 2021년으로 세월의 바톤이 넘겨졌다.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고 새 출발은 늘 설레고 희망찬 것,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 밝아오는 해를 보며 소망을 빌고 각오나 포부를 다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1년 내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괴질이 일상을 위협하더니, 급기야 온 나라 아니 세계인들의 연례적인 해맞이 행사마저 가차없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생각 같아서는 저무는 경자년과 함께 약삭빠른 쥐 같은 바이러스가 죄다 떨어져 나갔으면 바랐었는데, 보란듯이 변이, 변종까지 파생시키며 몹쓸 바이러스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아이들은 2020년의 마지막 날, 글기지개에 공통으로 ‘지옥 같았던 2020년’이라고 썼다. 소풍은커녕 운동장에서조차 마음껏 뛰어놀지 못했던 아이들이다. 특히, 1학년 아이들은 순한 사슴처럼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투명 가림막 안에서 생활했다.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었을까? 2021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우리 아이들의 소망이 과연 이뤄질까? 안타깝지만, 2021년도 기약하기 어렵다.전문가들은 팬데믹(pandemic)이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재앙의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넘친다는 성탄절 밤을 불면으로 지새웠다. 아마도 회개해야 할 일이 많았던가 보다.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참된 회개는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축복의 통로가 되겠지만 신앙심이 깊지 못한 나의 경우는 그것이 과거의 행동에 대한 후회, 회한의 감정에 불과하다. 그렇더라도 밤잠을 설치게 한 번민들이 희망의 새해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신축년 새해에는 날마다 숙면에 들 수 있는 평화가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예술가에게 어느 정도의 불면은 숙명일지도 모른다.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므로 당연히 그
2020년 대한민국 정국은 일련의 막장드라마였다. 수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사고가 버라이어티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드라마의 표면상의 주제는 검찰개혁이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주연을 맡고, 그 안티히어로 격인 상대역은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두 캐릭터의 등장 배경부터가 격렬한 갈등과 충돌을 예감케 한다. 거기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겹쳐서 드라마 전편에 음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더했다.남자 주인공은 소위 ‘촛불혁명’이란 민중봉기에 고무된 검찰의 선봉장이 되어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을 모조리 법정에 세우는 공로를 인
“우리는 낯선 이들의 친절함에 감명을 받고,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에서 편안함을 이끌어 냅니다. (….) 크리스마스의 빛, 이타심,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이 우리를 앞으로 다가올 시간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성탄 메시지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020년! 언론들은 성탄을 맞아 세계 지도자들의 희망 메시지를 보도하였다. 그중에서 필자의 마음에 가장 오래 머문 이야기다.그나마 인류가 길고 긴 코로나 터널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무조건적인 인류애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추수는 끝났지만, 다시 푸름으로 조용히 분주한 12월 들판을 본다. 11월까지 콤바인이 그리는 그림 제목은 ‘비움’이었다. 기계는 들판의 바닥을 향해 나아갔다. 바닥에는 농부들의 발자국이 화석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유례없는 태풍에 인간사회는 초토화되었지만, 벼는 풍년이라는 선물을 농부에게 주었다. 그 이유를 서로 엉켜 하나 된 발자국을 통해 알 수 있었다.지금 사회는 진리가 죽은 사회다. 물론 그 원흉은 자신들의 헤게모니에 빠져 절대 진리조차 그들의 입맛대로 바꾸는 떼거리 정치인이다. 천지를 모르고 날뛰는 그들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날 선 바람이 뼈 속까지 파고드는 계절, 모든 걸 얼려버리고 움츠리게 할 듯한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기만 하다. 갈수록 으스스해지는 기온에 코로나19의 난맥상마저 가중되니 세상이 정말 꽁꽁 얼어붙을 것만 같다. 그러나 언제 끝날지도 모를 불안과 위축이 휑한 가슴에 스며들어도 수묵빛 세월은 또 한 겹 연륜을 두르며 세모로 치닫고 있다.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동짓달은 한겨울의 길목이자 한 해를 갈무리하는 매듭달이다. 추위와 매듭에 즈음해서 버릴 것은 떨구고 남길 것은 거두고 새길 것은 쟁이는 정리와 동장(冬藏)의 시간이다. 즉 불필
사람은 말로 배우고 말로 사귀고 말로 싸우고 말로 사는 존재다. 말과 관련된 속담이 많은 이유도 말의 무게 때문이다.정약용의 ‘이담속찬’에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는 속담이 전한다. 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뜻이다.‘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도 말조심하라는 뜻인데 조금 다르다. 평소 무심코 하던 말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으니 불길한 말, 안 좋은 말보다는 즐겁고 이로운 말을 많이 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사람에게 한 개의 입과 두 개의 귀가 있는 것은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두 배
“밤밤 겨울밤은 추워도/ 우우 우리들은 즐거워/ 화롯가에 둘러앉아서/ 호호 밤을 구워 먹으며/ 먼먼 옛날얘기 듣지요.// 밤밤 겨울밤은 깊어도/ 우우 우리들은 안 졸려/ 손 쳐들고 그림자놀이/ 멍멍 바둑이도 나오고/ 깡충 옥토끼도 뛰지요.” 어렸을 적에 불렀던 노래다. 독일 민요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동요인데,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 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옛날이야기를 듣지요.”라는 노랫말도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겨울밤의 정경이다.동지(冬至) 무렵이면 밤이 낮보다 네 시간이나 더
2020년이 마지막까지 힘들다. 정확하게는 힘듦을 넘어 최악으로 가고 있다. 최악 중 최악은 정치다. 한풀이 정치를 하는 정치인의 막가파 쇼는 통제 불능이다. 현대판 민주주의는 떼거리 정치임을 잘 보여주는 밀어붙이기 달인의 불도저 정치에 희망은 뿌리째로 짓밟혔다.지천명(知天命)을 얼마 남기지 않고 필자는 하늘의 뜻 대신 윈스턴 처칠의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시도된 다른 통치체제를 제외하면 최악의 통치체제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확실히 깨닫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대체해서 쓸 수 있는 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숫자 놀음이다. 누
방탄소년단(BTS)의 맹활약이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방탄소년단을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했다. BTS는 팝의 본 고장 미국에서 지난 9월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싱글차트(핫100) 1위에 오르더니,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어 노래인 ‘라이프 고즈 온’으로도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빌보드 싱글·앨범·아티스트 차트의 세 부문에서 그룹으로 동시에 1위를 한 가수는 BTS가 유일하다 하니, 한국 대중가수로는 단연 최초이거니와 비영어권 곡으로 데뷔하자 마자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