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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아등바등하는군요펭귄 열병 걸린 듯 기우뚱가는 소리 칼 가는 소리처럼 기우뚱거리고요침착 좀 침착하게우리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봐요장미 드릴게요맞은 뺨에 기우뚱당신 망가지고 있었군요 사소하다고요?역대 최장 장마라고요 엎친 데 덮쳤다니까요!하나하나 사라지거나 죽거나 들었어?여름 강원도 군데군데 폐가 기우뚱우리 사회는 기후 위기를 ‘사소’한 것으로 여긴다. 위의 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보자며 ‘?’를 붙이면서, ‘최장 장마’에 ‘당신’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고, 강원도의 ‘
시
등록일 2023.06.04
게재일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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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아니야 아니야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무심하고 냉정하고 징그러운 당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언제나 뜨거운 사랑의 갈망을
시
등록일 2023.06.01
게재일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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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년 전 도시에도따뜻한 볕은 들었을까천 년 전 폐허에도미풍은 불었을까화덕에 구워지던 빵 조각그 일그러진 잔상에도최고의 영광 속에 깃든참혹한 미를 느끼는 것은인간의 이기심인가야차의 시계는돌아가는 길을 지키고 있으니이곳에 기대어 멈추고 싶어라시인이 여행하는 곳은 폼페이 같이 폐허가 된 도시일까. 이곳에서 시인은 “참혹한 미”를 느낀다. “구워지던 빵 조각”처럼 부풀며 일그러지는 옛 도시의 잔상이 영광과 파멸을 동시에 드러내기 때문이리라. 시인은 이 폐허에서조차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에 이기심 아닐까 반성하지만, 이미 무서운 ‘야차’ 같
시
등록일 2023.05.31
게재일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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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눈 덮인 장항 습지어쩌다가 외따로 떨어진쇠기러기 한 마리찢어진 날개 퍼덕이며무리 찾아 날아간다꺼억꺼억, 울음보 터뜨리며쇠기러기, 너도 나처럼약간은 외로운가 보다혼자서는 견디기 힘든가 보다.외로움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모두 느끼는 정서인가 보다. 저 무리로부터 “외따로 떨어진/쇠기러기 한 마리”의 울음이 시인의 마음을 적신다. 저 기러기의 날개는 찢어져 있다. 시인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이상이 찢어져버린 것일까. 동병상련이다. 동물은 그저 미물이 아니다. 동물 역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외로운 자들은 서로 기댄다. 시인의
시
등록일 2023.05.30
게재일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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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선을 그으면 찢어져 조각날 것 같은 하늘입니다 오래전의 하늘입니다 오래전의 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돌려달라 돌려달라 소리가 부딪쳐서 떨어지는 하늘입니다오랜 만에 날씨가 맑았나보다. 푸른 하늘이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어느 날. 시인은 그 하늘이 얼마나 유리처럼 청명했던지 “선을 그으면 찢어져 조각날 것 같”다고 표현한다. 미세먼지로 푸른 하늘을 보기 어려워진 지 오래여서, 지금 저 푸른 하늘은 ‘오래전의’ 하늘이라는 것. 그 하늘이 지금 나타난 것은, 예전의 자신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소리를 지상에 떨어뜨리기
시
등록일 2023.05.29
게재일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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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친구와 놀았다.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누구라도 금세 잊어버릴 만한 사소한 일상을함께 했다. 밥을 먹고, 걷고, 앉아서 쉬기도 하며울었다. 꿈이어서 숨도 차지 않는 울음을 계속“거기서는 행복해?”“아니.”십수 년 전 스스로 물에 들어가 나오지 않은 친구였다.죽은 친구는 귀신이 아니라친구인데 그저 죽어 있을 뿐꿈속에서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필자도 죽은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꾼 일이 있다. 깨어나서 깊이 슬펐다. 위의 시의 시인도 친구의 죽음을 경험하고 그 죽은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꾼 일이 있었나보다. 내가 어떻
시
등록일 2023.05.25
게재일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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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바다에 가서붉은빛 한 동이를철철철 넘치도록 담아 왔네해가 뜨지 않거나 꽃이 피지 않는 날마다한 홉씩 꺼내어 마음의 정수리에 들이부었네아무도 어둡지 않은 봄날의 찬란이었네꽃에게 헌정한 마지막 황홀이었네미소가 떠올려지는 동시에 어떤 슬픔도 느껴지는 시다. 동해 일출의 ‘붉은빛’을 담아 와서 “마음의 정수리에 들이”붓는다는 시의 착상이 미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속에 담긴 붉은빛이 드러낸 ‘봄날의 찬란’은 ‘마지막 황홀’, 즉 곧 끝날 황홀이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어둡고 황량한 나날로 채워져 있는 것, 붉은 일출의 황홀한
시
등록일 2023.05.24
게재일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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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욕설도무지막지한 주먹 앞에선 나약한 촛불에 지나지 않는다분노를 훔쳐라나는 불씨를 어금니에 물고 있는 어둠이다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다.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는 시. 오직 작은 일에만 분개하고, 세상의 부정의에 욕설로만 대응하는 “당신과 나”에게 이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는 분노라는 불을 훔쳐 오라고 명한다. ‘촛불’이 아니라 폭발 일보 직전인 분노의 불씨를 어금니에 물고 있는 어둠이 우리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다. 그는 말한다. 마음의 깊은 곳에 분노를 품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은 개선될 수 없다고.
시
등록일 2023.05.23
게재일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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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점을 그리고 있었다. 종이를 접으면 몇 개의 점은 서로 만났다. 하나의 점이 독백이었을 때 또 하나의 점은 어둠이었다. 독백과 어둠이 만나는 점은 하나의 세계여서 내가 있거나 나는 없는 세계. 하나의 세계를 멈추려고 꽃잎은 떨어진다. 빼앗긴 얼굴을 되찾기 위해 나는 시를 읊고 춤과 봄을 연결하는 바람이 분다.위의 시에 따르면, 시 쓰기는 독백과 어둠, 나의 존재와 나의 비존재를 겹치게 만드는 작업이며 이 작업을 통해 시의 ‘공간-세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시 쓰기는 결국 나를 잃어가는 행위, 즉 비인칭적인 어둠에 의해 나의
시
등록일 2023.05.22
게재일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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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러 가는길 속에한참을 있었습니다별빛을 따라몸을 눕히는가난한 갈대밭이털을 부비고 있었습니다바래져가는 갈잎 위로시린 별빛이주춤주춤 쌓입니다그 별빛 다 녹도록걷고 또 걸어도제자리걸음입니다삶은 ‘길’로 비유되어 왔다. 위의 시의 시인에게 삶은 “당신을 만나러 가는/길” 위에 있다. 그런데 “걷고 또 걸어도/제자리걸음”인 것이 갈대밭 속에 있는 그 길이다. 사랑의 길은 밤에 놓여 있으며, 당신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밤길을 비추는 별빛도 마음 시리게 쌓일 뿐이다. 사랑하는 삶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시
등록일 2023.05.21
게재일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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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형광등을 켜고김이 무럭무럭 나는 음식에숟가락을 들이대며 웃었다케이크를 자르면빈 공간이 커지고날 부르는 목소리를경계하며 살아간다 해도한 번쯤 불을 껐던 그 입으로누군가를 새로이 축복할 수 있기를떠나가는 자가 눈에 남긴 발자국을 보며겨울이 남긴 화인이라 여겼다사람들을 배웅하고 돌아오자머리에선 재 냄새가 났다 (부분)생일 케이크를 잘랐을 때 드러나는 ‘빈 공간’처럼, 사람들과의 관계는 공허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시인에겐 친구들의 축복을 받으며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친구들과 음식을 같이 먹는 그 시간은 고맙고 소중한 순간이다. 결
시
등록일 2023.05.18
게재일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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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이르러 인류의 마을은 사방이 벽, 머흘다 어디쯤엔가 우리도 멸종 위기종으로 줄을 섰으리 함부로 헐고 쌓은 지구별, 억년 빙하 녹는다 해수면 아래 지도가 사라진다 홍수, 산불, 쓰나미, 침출수, 더는 쌓을 데 없는 쓰레기, 여기 아닌 소행성에 버리자-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자-는 어이없는 입방정이라니…. 이 캄캄한 오늘, 이 몹쓸 고립감, 어쩌나?!그래도 우리 땅, 초록별이다 다시 토닥토닥 흙을 다지고 사과나무를 심거라 아들아! (부분)인류 멸종 위기는 ‘억년 빙하’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 “홍수, 산불, 쓰나미” 등의 현상을
시
등록일 2023.05.17
게재일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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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옵니까 고요는 온종일 혼자와 놀다 보면 인사를 버리고 안부를 잃습니다 어떻게 말을 건넬까요 손을 흔들어도 영혼일 뿐이라면안녕 나는 조금씩 사라집니다 오래 전 마음 같지 않습니다 마음…. 커다란 단어라는데 너무 빨갛고 어지러운 단어라는데 나에게는 걱정이 많은 말이에요 말하는 순간 놓쳐버릴까 두려운 한순간(중략)아름다움과 어리석음이 뒤섞인 뒷모습은 어디로 떠나갑니까 입을 열면 부드러운 안개가 흘러나오는 새벽 오늘의 한숨은 다정한 악기입니다 조금씩 아껴 아프다 어두워지는 근심의 힘으로 오로지 조용함으로 감싸여 유영하기를 바라던
시
등록일 2023.05.16
게재일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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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밤은 또얼마나 많이 흘러가 버렸는지,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 영화가 있고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잊은 그대가 있었다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위의 시에 따르면, 소나기가 내리는 밤이 많은 칠월은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 영화”를 볼 수 있는 달이다. 우리는 그 영화에서 애써 “잊은 그대”를 지금 시간에 아프게 만날
시
등록일 2023.05.15
게재일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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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 보고 누웠을 때당신의 심장은 아래로 쏟아지고내 심장은 쏟아지는 세상을 받아냈는데내 팔베개에서 자꾸만 강물이 흘러당신 귀는 깊이 잠들지 못했네내 피가 실어 나르는 복숭아 꽃말을다 듣고 있었네 그때 나는벌써 죽은 사람이었고당신은 살아서는 다시 못 꿀꿈처럼 가엾이 아름다웠네사랑을 몸으로 느낄 때가 있다. “우리가 마주 보고 누웠을 때”가 그렇다. 심장과 심장이 뒤섞이고 피가 서로에게 흐르는 시간. 위의 시는 나른하면서도 격렬한 그 시간을 보여준다. ‘나’의 피가 “복숭아 꽃말을” “실어 나르”고, “당신 귀는 깊이 잠들지 못
시
등록일 2023.05.14
게재일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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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꿈꾸는 사람이었고사는 게 별것 있나며거리에서 죽겠다는 사람이었다사십여 일 동안 단식을 하던 선배는 실신해 병원에 이송됐다죽더라도 굶겠다는선배에게물 같은 미음을 먹게 한 것은아직 오지 않은세상죽음 앞에서절규하듯 시를 토해내는저 시인은 무엇을 더 말해야 하나살아남기로 다짐한 사람은얼마나작은가 (부분)“거리에서 죽겠다는” ‘선배’ 시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에게 거리는 불의의 권력이 장악한 이 세상에 저항하는 싸움터다. 거리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실신하면서까지 “절규하듯 시를 토해내는” 시인. 그가 미음을 먹으며 삶을 지탱하는 것
시
등록일 2023.05.11
게재일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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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에 눈이 내린다몸이 항복할 때까지 내리고또 내리다가기어이 통증으로 쌓인다그러다 불현듯그리움이 눈을 뜬다하얗고 시큰한 통증 속에서나는 이 통증보다그리움 속에 핀 네 웃음이더 아프다함박눈이 내리는 모습은 우리를 추억으로 이끈다. 하나 추억이 고통인 이들도 있다. 지금은 잃어버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에게 마음속에 내리는 눈은, 쌓이는 통증이다. 이 쌓이는 눈 속에서 “불현듯/그리움이 눈을” 뜨면, 통증은 배가된다. “그리움 속에”서, “네 웃음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눈을 뜨기 시작한 아름다운 시절
시
등록일 2023.05.10
게재일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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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한 동백꽃 향수를 뿌린 임원그 곁에 놓인 야구 배트회의 중 그는 방망이를 휘둘렀다야구공을 던지고 받아내던김과장이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했고퍽Fuck! 실적을 맞추지 못한이민 이세대 이차장은 갓댐잇, 미국으로 돌아갔다매 맞고 매질하고 돌아온 봄밤식은땀에 베개와 침대가흠뻑 젖어 잠을 깨면아직 살아있음을 깨닫는알싸한 동백꽃 산중길 잃어 샛노래진 나를당신은 착한 사람이라 불렀다“동백꽃 향수를 뿌린” 임원이 직원들에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저 반인권적 상황은 지금도 모습만 달리한 채 지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어떤 직원은 우울증 약을 먹어야
시
등록일 2023.05.09
게재일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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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간꾼들 찾아와말을 살피다 돌아갔네낯선 손님 엉덩이 쓸어 줄 적마다긴 말총 후려치며, 버둥대며팔려 가는 당나귀 뒷모습이 어른거려삽짝 들어서기 무섭게 마구간부터 살폈고말 꼭 껴안아 줄 때는내 목젖이 먼저 내려앉았네거간꾼 말대로라면 더는 부려 먹기도 마땅찮아고기로나 처분될지도 모른다는 말에사라진 말의 행로가 불안하기는발 여린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네말과 소, 돼지 등은 인간을 위해 사육되어 그 삶 자체가 착취당해왔다.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착취를 당연시하고 그 동물들의 고통을 모른 척했다. 시인은 유년 시절, 사랑했던 어떤 당나귀를 기
시
등록일 2023.05.08
게재일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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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보니 나무들은제가끔 서 있더군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숲이었어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낯선 그대와 만날 때그대와 나는 왜숲이 아닌가짧은 시는 주로 번득이는 시적 발견을 담아낸다. 위의 시는 숲속의 나무가 “제가끔 서 있”지만, 그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는 발견을 보여준다. 반면, “숱한 사람들”은 도시 거리를 걸으며 서로 만나지만,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비판적 발견 역시 보여준다. 숲의 젖은 흙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은 조화롭게 함께 하는 삶을 산다
시
등록일 2023.05.07
게재일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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