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동틈이 이른 솔숲을 걷는다. 솔가지 사이사이 안개가 걸린 고즈넉한 새벽 잠결에 놀란 비둘기 젖은 깃을 털고 날아간다. 늦게 핀 쑥부쟁이 꽃말처럼 내일을 기다리고 꺼지지 않은 가로등 아래 가을 흔적이 남아 있다. 거친 바닷바람에 쓰러질 듯 기울어 서 있는 해송들 그렇게 백년을 견뎠으니 흑갈색 껍질마저 지쳐 검었다. 겹겹이 쌓인 세월의 흔적에도 네 모습은 살갑기만 하고 모래땅에서 모진 해풍 벗 삼았으니 굳은 절개 표상이다. 백년을 견뎌 살았거늘 이제 희망으로 천년을 살지어라. 촘촘히 늘어 선 해송 사이를 걷노라면 시인이 아니라도 한 줄의 시가 절로 나온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은 새벽대로, 하늘 덮은 푸르름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솔향기 가득한 오솔길을 무
지난주 포항시는 다소 이색적이고 생소한 계획 하나를 발표하고 있다. 행정구역 명칭변경 추진계획으로 현 `대보면`의 명칭을 `호미곶면`으로 바꾸는 방안으로 주민과 제반 단체의 의견에 대해 주민 전체의 뜻을 확인한 후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 짓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좀 더 자세한 변경 사유를 보면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하고 있는 대보면은 옛날부터 호랑이 꼬리에 비유되어 호미곶이라 불리어 오면서 역사적, 지리적 상징성과 함께 한반도의 정기가 서린 고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뉴밀레니엄시대가 열리는 2000년부터는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조성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맞이 축제`를 열고 있으며, 이곳에는 점차 포항의 상징물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연오랑 세오녀 상을 비롯하여 상생의 손, 전국최대의 가마솥,
지금은 다 자라 대학생이 되어 있는 두 딸이 초등학교 시절이었으니 첫 번째 영월 방문은 한 십 년 남짓 되어 기억조차 새삼스러운 제법 오래된 여행의 단상을 꺼내는 셈이다. 올해는 무더위의 극성이 다소 주춤했지만 그해 여름 가족 휴가여행 겸 큰딸의 역사탐방 방학과제를 위해 강원도 영월을 향해 집을 나섰다. 우리나라 최고의 원시 비경을 간직한 동강은 강원도 내륙에 위치한 정선에서 시작되고 있다. 한반도의 등뼈로 불리우는 태백산맥에는 높고 가파른 산으로 꽉 들어차 있어 청옥산, 석병산,두리봉산 같은 팔구백미터의 산은 셀 수가 없을 정도이며, 이처럼 수많은 산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오대천, 용탄천, 골지천, 임계천 같은 작은 내를 이루어 저마다 흐르다가 마침내 하나로 어우러져 소양강이 되는데 이 강은 남한강의 상
해방 이후 2천만명대에서 제3공화국이 출범한 60년대는 3천만명 정도였던 대한민국 인구가 지금은 5천만명에 다다르고 있다. 가히 폭발적인 추세라 아니할 수 없는 이같은 인구의 증가는 산업화 이전의 농경사회에 있어서 식량이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오히려 큰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이후 가난의 대물림 시대를 청산하고 산업화,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고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참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아들 딸 구분없이 둘만 낳자고 구호를 외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한 명만 낳는 가정이 많아졌고 아예 무자식 상팔자를 실천하기라도 하듯 자녀가 없는 가정도 속출하고 있다. 인구의 규모가 곧 국력의 척도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수출과 함께 한 축이 되는 내수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만큼 `인구증가`를 위한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혹은 갈두마을)은 북위 34°17′38″에 위치한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에 자리 잡고 있다. 거의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고 지난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토말탑이 세워졌으며, 사자봉 정상에 건립된 횃불 모양의 전망대에는 흑일도, 백일도, 소일도 등 수려한 다도해가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남해를 향한 벼랑에는`맨위가 백두산이며 맨아래가 이 사자봉이니라 우리의 조상들이 이름하여 땅끝 또는 토말(土末)이라고 하였고…`라고 세긴 토말비가 서 있다. 육당 최남선의 `조선 상식 문답`에는 서울에서 해남까지 1천리, 서울에서 극북의 온성까지 2천리를 헤아려 3천리 금수강산의 유래를 강조한 바 있고 난중일기에서는 어란진에서 왜선을 추격하여 접전을 벌였다는
일찍이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로 숭상받는 `탈레스`는 만물의 아르케를 신화적인 신이 아니라 자연적, 물질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물`이라고 주장하였다. 물은 자연계에서 유일하게 고체(얼음,눈), 액체(물), 기체(수증기)등 3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모든 동물의 세포와 식물의 조직과 광물의 결정에도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며, 더불어 분자식이 H₂O 로서 지구표면에 가장 많이 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물질 중의 하나이며, 인체의 70%도 바로 물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천에 넘쳐나는 물이지만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21세기에는 물이 미래의 희귀재로 대두되고 머지않아 지난 세기의 석유에네지보다 더 소중하게 취급되는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나날이 목말라 가는 지구에서 이제 물쓰듯한다는 말
울릉도에서 87.4㎞ 떨어진 독도는 동·서도 간의 거리는 151m 남짓하고 넓이는 동도 73,294㎡, 서도 88,740㎡ 총 89개의 부속도서 25,517㎡로서 한반도의 120만분의 1 정도의 면적을 가진 섬이다. 하지만 단순히 면적 상으로만 보면 한반도 전체의 조그마한 점 하나에 불과한 독도는 이 나라, 이 민족에게 던져주는 의미와 중요성은 한 점의 존재감과는 사뭇 다를 만큼 결코 만만치가 않다. 우리는 이미 신라 지증왕 13년 서기 512년에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로 독도를 신라에 병합시켰고, 1696년에는 안용복 장군이 일본으로부터 울릉도와 독도는 부동의 조선 땅 이라는 서계를 받았으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일본은 어부들이 울릉도로 건너가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이후 메이지 정부도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