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는 여야간 정치보복이 반복되기 때문이란 주장이 있다. 정치보복이란 말이 처음 나온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대통령제를 선택한 이후 정권을 잡은 대통령들이 나름대로 정치적 업적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집권 후 자신의 업적을 쌓는 데 몰두했다.예를 들면 좌우 대립의 혼돈 속에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한·미 동맹을 이끌어낸 이승만,‘한강의 기적’으로 경제를 일으킨 박정희, 탈냉전의 북방정책으로 한국 외교의 르네상스와 남북 화해의 시대를 연 노태우, 독재
법원에서 기각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국민의힘이 혼돈에 빠졌다.새 비대위 구성에 나섰지만 어떤 돌발변수가 작동할지 알 수 없다. 정당의 정치적 행위를 사법부의 판단에 맡겼으니 정치권의 예단도 의미가 없어졌다.이 대목에서 무위자연의 도를 주창한 ‘노자의 법’을 떠올리게 된다. 노자는 “가장 선한 사람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할 뿐 공을 다투지 않고 머무나니, 물은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그것을 내세우거나 뽐내지 않으며, 낮은 곳을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균형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언론은 지역과 균형발전을 어떻게 다루는가’, ‘새 정부 균형발전정책의 비전과 지역발전 전략’등의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우리나라에서 지방분권·균형발전정책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균형발전이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2003년 이후부터다. 수도 이전을 공약했던 노 대통령은 총리실과 중앙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들을 전국 각 지방으로 옮겼다. 이를 계기로 부산
요즘 뉴스가 온통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그리고 국민의힘이 한편이 돼 이준석 전 대표와 벌이는 드잡이질로 도배가 되고 있다.여당인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이 전 대표를 비대위체제 출범으로 선출직 당 대표에서 내쫓았고, 이에 맞서 이 전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법적 판단을 신청하면서 벌어지는 공방이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30% 이하로 떨어져 국정운영동력이 위태로울 지경이다.지난 18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국면전환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국민의 말씀을 세밀하게 챙기고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 출범과 이준석 대표 측의 반발로 혼란에 빠졌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책임당원들의 모임‘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에서 11일 책임당원 1천558명이 신청인으로 참여한 가처분 신청을, 12일에는 일반시민과 당원 2천5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연달아 법원에 제출한다니 파급효과가 적지않을 듯 싶다.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와의 물밑협상으로 극적 타결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TK출신 5선중진 주호영 의원이 이 대표에게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며 적극설득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취
여당인 국민의힘이 위기상황에 빠졌다. 위기의 본질은 뭘까. 권성동 원내대표의 윤 대통령 문자메시지 유출사태에서 비롯됐다. 젊은 당 대표의 윤리위 징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을 것으로 여겼던 국민들에게 윤 대통령이“내부총질이나 일삼던 당 대표….”란 표현으로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으니 30%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질 만한 충격이었다.사실 민주주의 정치는 효율적이기보다는 매우 불편한 정치체제다. 정치철학이 다른 상대와도 웃으며 만나 협상하고, 서로의 견해차를 좁혀가며 타협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정치다. 하물며 같은 당의 대표가 다소
윤석열 정부를 이끌고 있다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혹여 검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 또는 백현동·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구속해 처벌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으로 낙관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럽다. 만약 그렇다면 한참 잘못 짚었다. 이재명 의원이 민간기업에 특혜를 주고 후원금이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면 처벌은 당연하다. 당연한 일을 했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란 건‘근거없는 낙관
‘초심자의 행운’이란 말이 있다. 어떤 분야에 막 입문한 초보자가 일반적인 확률 이상의 성공을 거두거나, 심지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상대로 승리하는 기묘한 행운을 일컫는다.심리학적으로는 일종의 확증편향에 의한 현상이란 해석이 있다. 즉, 초보자가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을 때는 크게 기억에 남는 반면, 초보자가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에는 금방 잊혀지기 때문이다. 실제 전문가와 실력으로 맞붙었을 때 초보자가 승리하는 경우에 대한 해석도 있다. 누구도 초보자가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도 별 기대가 없기에‘잘 해야 한
기후변화로 인한 이변이 지구 전역에 벌어지고 있다. 눈부시게 하얘야 할 알프스의 만년설이 마치 피를 흘린 것처럼 붉은색으로 변하는 ‘빙하블러드’ 현상이 대표적이다.최근 이탈리아의 알프스 돌로미티 최고봉에서 빙하가 무너져내려 등반객 수십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난 것도 이 현상과 관련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새하얀 만년설이 1년 내내 쌓여있던 알프스 산꼭대기 눈밭 수 킬로미터가 붉게 변해 마치 피가 흩뿌려진 것 같다고 한다. 프랑스 연구진은 빙하 블러드 현상의 원인으로 미세조류의 증식을 꼽았다. 연구진은 알프스
“집권 2개월째가 맞나?” 윤석열 대통령을 뜨겁게 지지했던 인사들을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푸념이다. “벌써 1년은 지난 것 같다”는 총평에는 불안감이 어른거린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기를 기대했던 게 엊그제같다. 벌써 지지층의 마음이 실망감으로 돌아서고 있나. 2개월이면 허니문의 달콤함에 빠져있을 시점이다.그런데 긍정보다 부정여론이 높은 데드크로스라니….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종합해보면 서민물가 상승과 주식시장 침체 등 경제문제, 내각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정지지율이 70%이상을 기록하는 게 보통이고, 높을 때는 90%대까지 오른다. 새 대통령이 집권한 후 나라를 부강시킬 방안을 찾고, 고심할 시간을 준다는 차원일게다. 이른바 ‘허니문’기간이다. 통상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 정도가 되는 이 기간에는 유권자들의 기대심리가 최고조에 달한다. 그래서 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역시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게 보통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윤석열 정부는 출범한 지 2개월도 채 안됐는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현상이 덮쳤다. 허니문 기간이 사라졌다
정부 여당과 야당이 경찰권력의 통제를 둘러싸고 한바탕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부처내에 경찰관련 조직을 신설, 고위직 경찰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두는 등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내용의‘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을 시행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야당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경찰이 권력의 시녀가 되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벌어지는지 지난 역사를 통해 모든 국민이 목도해 왔다”고 경고했다.‘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까지 소환했다.경찰 내부에서도 경찰역사를 32년 전으로
정권교체기에는 전 정권의 국정철학에 적극 동조하며 협력했던 정무직 공무원들의 거취가 항상 문제가 된다.당사자들은 조금이라도 자리를 더 지키고 싶어하는 반면 새 정부에서는 자신들의 사람으로 채우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반강제적이거나 우회적인 압박을 통해 사퇴를 강요한다.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것이 바로 블랙리스트 논란이다. 최근에 기소된 백운규 전 장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마찬가지다.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박 모 국장이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8개 공공기관장들에 대해 임기가 남았음에도
“인사권은 검찰공무원이, 정부 운영은 기재부 퇴직 공무원이, 자잘한 정무는 여의도 아웃사이더들이 맡는 방식으로 과연 향후 5년을 제대로 버텨낼 수 있을까.”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둘러싸고 정치권에 회자되는 한 줄 평가다. 시니컬하긴 하지만 현 정부 인사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 대통령실이나 정부 라인업을 보면 정부 경제정책 등 운영은 기재부가, 인사통제권은 검찰이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다.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국무조정실장, 경제수석에 모두 기재부 출신이 임명됐다.특히 법무부 장·차관은 말할 것도 없고 법제처장, 국가보
“지방선거, 이대로 둬선 안되겠습니다. 특히 나라의 백년대계라 할 초·중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 후보는 누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조차 잘 알지 못한 채 찍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군·구의회 의원들 역시 이름 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어서 누구를 지지해야 할 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6·1지방선거를 치른 1일, 주민들의 투표소감은 개탄일색이었다. 주민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실시하는 지방선거가 오히려 주민들이 전혀 모르는 인물을 특정 정당의 후보라는 이유로 지지하게 되는 불합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주민들은 시·군·구의
여의도 정치판에 빅브라더가 소환됐다. 빅브라더는 1949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감시자’를 지칭하는 용어에서 비롯된 말로, 일반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사회를 감시·통제하는 관리권력 또는 사회체계를 일컫는 말이다.이 소설에서 빅브라더는 텔레스크린, 도청장치를 이용해 대중에게 이데올로기를 강요한다. 소설은 빅브라더에 의해 자행되는 감시와 통제의 위험성을 극단적으로 잘 묘사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빅브라더가 활개칠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우리 정치판에서 빅브라더 논란을 전격 소환한 주인공은 야당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지난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보수와 진보세력은 물론이고 지난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까지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함께 목청높여 불렀기 때문이다. 기념식 말미에 의자에 앉아 있던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의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함으로써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정권이 바뀐 것이다. 그러나 도통 정권이 바뀌었다는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더불어민주당이 178석의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국회가 여소야대 형국이고,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방정부의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이러니 정국운영이나 지방정부 돌아가는 분위기가 윤석열 정부에 발맞춰 팽팽 돌아가는 분위기가 날 리 없다.더구나 MBC나 KBS 등 공중파 방송 역시 아직 세상 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여서인지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예민하다.특히 검수완박 법안 추진 이후에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낙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우리 사회 일각에서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쓰일 만큼 검찰의 위세가 드높아지면서 병폐가 적지않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전관예우’라는 전근대적인 비리도 그중 하나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다. 대통령제하에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에 맞서 검찰이 맞서 싸울
6·1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을 두고 대구·경북지역이 북새통이다.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세를 자랑하는 국민의힘 공천은 파급효과가 크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공천은 주로 정치 계파를 중심으로 한 공천이 이뤄지며, 그 와중에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파벌갈등에다 이른바‘옥새들고 나르샤’공천파동이 벌어져 여소야대 형국이 되고 말았고,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친박, 비박 나눠 싸우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