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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TK 밀실·졸속 공천, 지역민 자존심 뭉갰다 결국 ‘막장 드라마’로 대미 장식
느닷없이 꺼낸 국민추천 카드
감동 없이 ‘낙하산’ 논란 불러
주민 지지로 경선 승리한 후보
호떡 뒤집듯 공천장 줬다 뺐어
지역 생소한 인물들 본선 티켓
TK는 아무나 내세워도 당선?
국민의힘의 대구·경북(TK) 공천이 끝내 막장 드라마로 대미를 장식했다. 국민의힘은 ‘현역불패, 신인횡사’로 인해 인적쇄신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자, 느닷없이 국민추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 동·군위갑과 대구 북갑을 국민추천지역으로 선정했고, 결과적으로 기존 예비후보들을 모두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특히 예선과 결선을 치러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받은 도태우(대구 중·남) 변호사는 과거 5·18 발언 논란 등으로 공천이 무효 처리됐다. 일련의 상황을 놓고 대구에서는 국민추천제와 공천 번복의 합성어로, 이른바 ‘국민호떡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 한다”며 “경선으로 후보가 됐으면 다음 판단은 본선에서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더 가관인 것은 ‘국민호떡 공천’의 진행과정이다. 밀실 공천, 졸속 공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지만 공천 막판 ‘낙하산·밀실 공천’논란만 불러일으켰다. 국민이 공천 후보자를 추천하는 국민추천의 경우 비공개로 면접이 진행되는 등 사실상 전략공천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천을 받은 TK인사들의 면면도 논란이다. 대구 중·남에 공천받은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은 대구 성광고를 나왔을 뿐 지역에서 활동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김 전 차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새로운 후보를 찾아보고자 했고, 김 전 차관을 찾았다”며 “통일·안보에 전문성이 있고 평가 기준에 합당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국민추천제를 통해 공천을 받은 우재준(대구 북갑) 변호사와 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전 CJ제일제당 대표 역시 대구에서는 생소한 인물이다. 특히 우 변호사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클린선거지원단을 맡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관위 측근이 공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지역 정가에서는 사천 논란도 일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지역에서도 생소한 인물을 전략 공천한 것은 지역 유권자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고,‘TK는 아무나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럴 거면 시스템 공천을 왜 만들었느냐’는 지적과 함께 ‘비례대표제가 왜 있느냐’는 비판까지 나올 지경이다. 대구 동·군위갑에 출마했던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18일 SNS를 통해 “(지역민들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뭘하는 사람인지, 어떤 훌륭한 일을 해서 지역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았는데도 자신있게 추천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지역 연고는 뭐가 있는지, 경영자 출신이라면 어떤 훌륭한 성과를 냈는지. 그를 추천한 당에서 뭐라도 설명을 해주는 것이 지역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이런 행동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 우재준 변호사,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를 공천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을 보면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로 적합한 인물들”이라며 “차라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신인 등을 공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TK 격전지를 더 늘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TK지역에서는 최경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산만 국민의힘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제는 대구 중·남도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류성걸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할 경우 대구 동·군위갑 역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구 북갑은 우 변호사와 양금희 의원 간 우호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또 혁신 공천을 통해 보수쇄신과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도 국민의힘으로선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결과는 현역불패, 신인횡사만 있었을 뿐 쇄신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기존 인사들이 기득권을 지켰고, 정치신인에겐 그 문턱이 높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공천이었다. 이 때문에 시스템 공천 하에 정치신인이 도전할 수 있는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테면 정치신인 가산점 중복 적용과 현역의원 감산점을 더 크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따끔한 지적과 비판도 있었다”며 “공관위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추후 미비한 점의 보강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시스템 공천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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